中 리오프닝에도 멈춰선 석화업계

2023. 5. 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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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걸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여전히 가시화 하지 않으면서 석유·화학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컸고 일시적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재차 조정되는 등 업황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자급률 증가와 수요 성장 둔화는 화학업계의 위기"라며 "범용 제품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스페셜티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업계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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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완공 반년 넘도록 가동못해
수요 위축에 시황 부진 장기화

기대를 걸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여전히 가시화 하지 않으면서 석유·화학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이 지속된 영향도 크다. 업체는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버티고 있다. 2분기부터는 수요 회복이 나타나겠지만 중국 자급률 상승 등으로 업황 턴어라운드는 연말께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계열사인 HD현대케미칼은 지난해 10월 HPC 공장을 완공했지만 현재까지 에틸렌 생산라인을 사실상 가동하지 않고 있다. 시황 악화로 수익성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태양광 패널 소재인 에틸렌초산비닐(EVA)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에틸렌 생산라인은 올해 3월 말부터 정기보수에 돌입한 상황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이뤄지다 정기보수에 들어가면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장이 거의 가동되지 않을 때 정기보수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른 석유화학 업체도 공장 정기보수를 일제히 진행하고 있다. 한화토탈에너지스, 여천NCC는 지난달 중순부터 정기보수를 위해 공장 가동을 멈췄다. LG화학 여수공장도 대정비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공식적으로 “시황과 관계 없이 정기보수 일정은 정해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컸고 일시적으로는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재차 조정되는 등 업황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업계 실적의 바로미터인 에틸렌 마진(에틸렌 가격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값)은 t당 200달러대에 머물고 있다. 연초 6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됐지만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를 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요 석유화학업체는 올해 1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우선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1분기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적자 폭은 지난해 4분기 166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2분기 연속 적자를 피해가진 못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1분기 영업이익이 33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6.9%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만에 분기 적자 탈출에는 성공했지만 주력 제품의 판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수익성 회복은 더뎠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발표를 앞둔 롯데케미칼의 경우 4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전통 석유화학 사업의 비중이 큰 만큼 업황 개선 지연에 따른 타격도 컸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1분기 영업손실을 1000억원대로 예측하고 있다.

업계는 점진적인 시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리오프닝 영향이 예상보다 더디지만 개선 방향성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가전·건설 등 전방산업의 계절적 성수기가 접어드는 만큼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리오프닝 효과는 서비스업과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먼저 나타나기에 유의미한 변화는 하반기 이후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낙수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과도한 것은 물론 중국의 화학 자급률 상승, 고도화·복합화 추진 등에 따라 중국 내 수요 개선이 수출 확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자급률 증가와 수요 성장 둔화는 화학업계의 위기”라며 “범용 제품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스페셜티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업계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은희·한영대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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