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홍보원장에 ‘사내 폭행’ 채일 전 기자 임용…국방부 “직무수행 최적격자”
국방부 대변인 “동의 못 해…공정한 절차”
채 원장 “장병·국민 사랑받도록 노력할 것”
국방부는 국방홍보원장에 채일 전 KBS 기자 겸 전 아시아태평양방송연맹(ABU) 뉴스국장을 8일 신규임용했다. 채 신임 원장은 KBS에서 직장 내 폭행 논란을 빚어 보직사퇴한 경력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다.
국방홍보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용된 박창식 전 원장이 지난 1월 사퇴한 이후 4개월 가까이 공석이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10월 개방형직위 공모를 했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했고 2차 공모를 통해 채 원장이 낙점됐다.
채 원장은 2011년 KBS 스포츠취재부장으로 재직하던 중 스포츠국 기자가 ‘골프용품 업체의 홍보성 기사가 방송되는지’를 문의하자 TV 리모컨을 던지고 뺨을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기자가 소속돼있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폄하하는 발언도 했다고 당시 기자협회보는 보도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채씨는 사내 게시판에 “깊이 반성한다”며 “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개방형직위 공모에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쳐 ‘역량평가’, ‘인사심사’를 진행한다. 인사심사는 고위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여기에 도덕성 검증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인사처는 밝혔다. 채 원장은 역량평가에서 한 차례 부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이의 제기를 해 재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홍보원장은 고위공무원 나급(2급 상당)으로 국방일보, 국방저널, 국방에프엠(FM), 국방TV 등 국방부와 각 군의 홍보활동을 총괄한다.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캠프 출신이라는 점도 알려지면서 도덕성보다 정권 코드를 우선시한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채 원장이 장병의 정신세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보시나’라는 질문에 “어떤 과정을 거쳐서 공모가 이뤄졌고 정상적인 절차가 진행돼서 오늘 임명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채 원장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의 친분과 대선 캠프 출신 이력 때문에 임명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전 대변인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국방부만 선발에 관여된 게 아니고 공정한 절차가 진행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개방형 직위는 공직사회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문성이 특히 요구되는 직위에 공직 내외를 불문하고 직무수행요건을 갖춘 최적격자를 임용하는 제도”라며 “채 원장은 국방과 안보 정책 홍보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채 원장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창의적이고 유익한 콘텐츠와 뉴스를 더 많이 제작해 장병과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원장은 KBS 기자로 1985년 입사한 뒤 프랑스 파리 특파원과 시사제작국 탐사보도부장, 심의실 심의위원, 국제부 선임기자를 역임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빗속에 모인 시민들···‘윤석열 퇴진·김건희 특검’ 촉구 대규모 집회
- 트럼프에 올라탄 머스크의 ‘우주 질주’…인류에게 약일까 독일까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사라진 돌잔치 대신인가?…‘젠더리빌’ 파티 유행
- “나도 있다”…‘이재명 대 한동훈’ 구도 흔드는 경쟁자들
- 제주 제2공항 수천 필지 들여다보니…짙게 드리워진 투기의 그림자
- 말로는 탈북자 위한다며…‘북 가족 송금’은 수사해놓고 왜 나 몰라라
- 경기 안산 6층 상가 건물서 화재…모텔 투숙객 등 52명 구조
- [산업이지] 한국에서 이런 게임이? 지스타에서 읽은 트렌드
- [주간경향이 만난 초선] (10)“이재명 방탄? 민주당은 항상 민생이 최우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