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김재원 ‘숨기고’ 윤석열 성과 ‘드러내고’…김기현의 복잡한 셈법 [이런정치]
당내에서도 “태영호, 이미 ‘괘씸죄’ 추가…중징계 예상”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태영호·김재원 최고위원 징계를 앞둔 국민의힘이 ‘투트랙 전략’에 돌입했다. 문제적 발언을 거듭하는 두 최고위원의 발언권을 차단하는 한편,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그간 성과를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소 당원권 6개월 정지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징계 기간이 길어질 경우 ‘공천’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들이 정식 불복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8일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했다.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직접 지시한 사항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매주 월, 목요일마다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다. 다른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못했다는 것이 당 공식적 입장이지만, 사실상 ‘마이크 뺏기’라는 해석이 다수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윤리위가 오늘(8일) 중으로 징계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징계 당사자에게 발언권을 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오늘 회의를 열어도 모든 관심이 윤리위 징계에 쏠릴 것이 뻔하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를) 열어도 제대로 된 메시지 전달이 어려울 것이라고 김 대표가 판단한 듯 하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신 같은 시간 열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사진전’에 참석했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어찌보면 지난 5년의 세월은 정말 기초가 무너질 대로 다 무너져서 기둥마저 세울 수 있는 터가 없던, 나라의 근본이 흔들렸던 시기였다”며 “우리는 1년 동안 엄청난 공격과 거대 야당의 발목 잡기, 기울어진 언론 환경에서 국민들과 접촉이 많이 왜곡되었음에도 나라의 단단한 기초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당내 혼란 대신, 대야 공세와 윤석열 정부 감싸기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김 대표는 이날 행사 후 ‘윤리위 징계’ 관련 기자들 질문에 “그런 사안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 드리는 것이 (좋겠다)”, “제가 답변하지 못하겠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김 대표는 “이미 대변인이 설명했는데 앵무새처럼 또 설명하냐”고 답하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대표가 ‘당 윤리위는 독립기구’라며 거리두기에 힘 쓰고 있지만, 두 최고위원을 향한 김 대표의 부정적 시선이 고스란히 징계 수위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실제 김 대표는 태 최고위원의 ‘녹취록 파문’을 윤리위에서 징계 사유에 병합해 판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두고 김 대표가 ‘최고위원 리스크’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최고위원의 ‘친(親)전광훈 발언’ 당시 김 대표가 김 최고위원을 당 윤리위에 직회부 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음에도 ‘경고’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당에선 김재원 최고위원 보다 태영호 최고위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망언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사과를 거듭했지만 태 최고위원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반박하며 법적 조치까지 예고했기 때문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징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징계가 어디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올해 말, 내년 초에 공천이 이뤄질 텐데 이 상황에서 6개월 이상의 징계가 나오면 공천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태 최고위원의 경우 이미 기자회견으로 ‘괘씸죄’까지 추가된 상황이라 중징계가 예상되기 때문에 윤리위 처분 직후 반응을 살펴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도 “태 최고위원이 지금까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반발한 것과 윤리위 결정에 정식으로 반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때릴수록 더 강해진다는 태 최고위원의 주장은 윤리위 결정에 있어선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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