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유명 분수가 까맣게 물들었다... 이탈리아 관광지서 무슨 일이
이탈리아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울티마 제네라치오네)의 시위로 인해 로마의 유명 관광지인 나보나 광장 중심부에 있는 피우미 분수가 먹물로 검게 물들었다.
7일(현지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들은 전날 피우미 분수에 검은색 액체를 부었다. 단체 측은 “숯으로 만든 식물성 먹물”이라고 설명했다. 피우미 분수는 17세기 바로크 예술을 빛낸 거장 로렌초 베르니니가 만든 것으로,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으로부터 사랑받는 로마의 관광명소다.
주황색 상의를 입은 이들은 분수 안에 들어가 미리 준비한 플래카드를 펼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활동가들은 “우리의 미래는 이 물처럼 어둡다”고 외쳤다. 또 이들은 정부에 온실가스의 원인인 화석 연료에 대한 투자와 보조금 지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분수 주변에 있던 관광객과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야유를 보내며 항의했다. 일부는 엄지가 아래로 향하는 손동작 등을 취하며 소리치기도 했다.
단체는 트위터를 통해 시위 영상, 사진을 게재하고 “물이 없으면 생명체도 존재할 수 없다. 기온이 상승하면서 우리는 가뭄과 홍수의 위험에 노출된다”고 적었다. 이어 “식량을 재배하기 위한 물이 없어지고, 물이 없어지면 우리의 삶이 파괴된다”며 “앞으로 몇 년 간은 힘들 수도 있겠지만 당장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에 저항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활동가들은 공공기념물을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 젠나로 산줄리아노는 시위를 벌인 활동가들을 비난하며 “책임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신의 주머니에서 돈(복원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제 다시 이 분수를 청소하는 데 많은 물을 사용해야 한다”며 “분수의 상태를 복원하는 데에도 비용이 발생하며, 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이탈리아 시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단체를 “환경 파괴자”라고 칭하면서 “의회가 가능한 한 빨리 그들에 대한 새로운 제재 방안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했다.
산줄리아노 장관은 이날 분수 앞에서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고 “나보나 광장을 방문해 분수의 상태를 점검했다”고 밝혔다. 마지막 세대 측은 해당 글을 인용하며 “화석 연료를 주요 관심사로 삼는 정책으로 인해 발생한 환경오염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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