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 늦었는데"…'간암' 알고도 그냥 뒀다간 남은 삶 단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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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간암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제때 받지 않은 환자의 생존기간 중간값이 3개월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간암 환자 치료 계획 및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 생존 및 예후와 관련된 인자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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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간암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제때 받지 않은 환자의 생존기간 중간값이 3개월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간암 환자 100명 중 50번째로 사망한 환자의 생존기간이 3개월인 셈이다.
성필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김지훈 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임상강사, 권민정·장소이 가톨릭의대 의학과 학생)은 2008년도부터 2014년까지 전국의 간암 등록사업에 등록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104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 및 서울성모병원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 (Frontiers in Oncology)'(IF=5.738) 3월호에 게재됐다. 출판에 앞서 2022년 아시아태평양 간 학회에도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간암 환자 치료 계획 및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 생존 및 예후와 관련된 인자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간암 치료는 간 절제, 간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으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치료받지 않은 환자가 간세포암을 진단받은 평균나이는 59.6세였다. 80.2%가 남성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median survival time)은 불과 3개월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진단 날짜부터 병 진단을 받은 환자군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시간의 길이다. 100명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다.
간암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이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고령이고, 종양 정도가 더 진행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를 안 받은 환자의 11.7%인 123명은 간암 병기(BCLC stage)가 0/A기로 매우 초기였다. 9.2%인 96명 역시 B병기로 초기에 해당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상태였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의 간세포암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 주요 인자는 BCLC stage(종양 병기 평가지표), MELD score(간 기능 평가 지표), 혈중 AFP 농도(간세포암 표지자)로 확인됐다. 특히 진행한 BCLC stage(stage D), 높은 MELD score(10점 이상), 높은 혈중 AFP 농도(1000ng/㎖ 이상)가 불량한 예후와 관련이 있었다.
성필수 교수는 "환자의 임상 정보를 담은 국내 다기관 코호트를 이용한 간암 자연 경과 연구이자, 지금까지 발표된 연구 중 가장 큰 규모의 연구로,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의 건강 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면역복합 치료가 진행성 간암에서도 1차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가 등재돼 진료비 부담은 줄어들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다"며 "간암을 진단받아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간암 전문의를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간세포암에서의 면역항암제 치료를 주제로 지난해 9월 머니투데이와 [라이징스타닥터: 라스닥] 인터뷰를 진행한 바 있다.(의사고시 전국수석 간암전문가 "면역항암제 희망, 간암 4기도 포기마시라")
이번 연구는 가톨릭의대 재학생이 간 치료 분야 권위자 교수의 지도하에 2년간 제1 저자로 진행했다. '가톨릭의대 학생연구 프로그램'의 의미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올해 의사면허 취득 후 가톨릭의대 부속병원에서 근무 중인 권민정, 장소이 수련의(인턴)는 "가톨릭 의대에 재학하면서 간암 환자 진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연구에 참여할 수 있어 보람되었고, 연구 설계부터 논문 완성까지 많은 것을 배운 만큼 앞으로도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연구를 하는 의학자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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