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진 성남시장 “노후계획도시 승인권 인구 50만 이상 시장까지 확대해야”
현행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에 따르면 기본계획의 수립권자는 기초자치단체장으로 하고 있는데 승인권자는 광역자치단체장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분당 신도시 정비사업을 하기 위해선 경기도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행정절차 이행에 통상 1년 정도가 걸려 신속한 도시정비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
반면 재건축·재개발을 위한 ‘도시·주거 환경법’은 50만 이상의 대도시 시장에게 승인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이에 신 시장은 “신속한 정비사업의 추진과 지방자치의 확대를 위해서는 ‘도시·주거 환경법’과 같이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 시장에게 승인 권한의 위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조성된 지 30년이 넘은 1기 신도시 분당지역의 주거실태에 관해 주민들로부터 직접 불편 사항을 청취하고 현장을 둘러봤다.
성남시 분당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분당지역 주민간담회’에는 신상진 시장을 비롯해 원희룡 장관과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분당지역 주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주민간담회는 국토부 총괄기획가(MP)의 분당 신도시 정비 계획 정책 방향 발표와 주민들의 건의 사항 및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주민들은 주차난, 층간소음, 노후 배관 문제 등 분당의 낡은 주거환경 현실과 최근 발의된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른 도시 정비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냈다.
신 시장은 “1기 신도시 중 분당은 면적이 가장 크고 계획인구도 가장 많아 5개 1기 신도시 중 가장 많은 이주 물량 배정이 필요하다”면서 “이주단지 조성의 사업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보전가치가 낮은 녹지를 활용하는 방안과 사업시행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조항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1기 신도시는 아파트만 공급한 것이 아닌, 단독주택·빌라·상업지역 등도 같이 조성됐다”며 “특별법에서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포괄적이고 형평성 있는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장관은 “분당주민들의 의사를 확인했고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조속히 국회 통과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특별법과 시행령 및 기본방침에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주민간담회에 앞서 지난 4월 보도부 붕괴 사고가 난 정자교 현장을 방문해 정자교 붕괴 후, 사후 조치 상황을 점검했다. 현재 국토부는 1기 신도시 교량에 대한 실태점검 및 제도개선 T/F을 운영 중이다.
주민간담회 후, 신상진 시장과 원희룡 장관, 이한준 LH 사장은 시범단지 등 분당 신도시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과 서현 공공주택지구를 도보로 이동하면서 상태를 살펴봤다. 또 성남도시철도 2호선인 판교 트램 현장도 확인했다.
신 시장은 노후계획도시 기본계획 승인권자 확대를 비롯해 △건축 규제(고도제한) 완화 △안전진단 면제 시행령 마련 △1기 신도시 관련 이주단지 확실 지원 △특별법에 단독주택 및 상업지역 포함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수립 지침’ 개정 △성남시청 북측 녹지지역(GB) 활용지원 △대왕판교로 주변 LH 등 공공개발 추진 협조 △서현지구 관련 주민 의견 반영 개발 △제2판교 및 금토지구 교통 대책 마련 등 14개 건의 사항을 원희룡 장관에게 전달했다.
신 시장은 “분당 신도시의 주거환경 개선과 주민 만족도 향상을 위해선 국토부와 성남시, LH공사가 기관 간 협력 강화를 통해 공동으로 정책 추진을 해야 한다”며 “노후된 분당 신도시 현실을 직접 둘러본 만큼 국토부 기본방침에 특별정비구역, 선도지구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성남|유원상 기자 local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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