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와 메모리, 한 번에 만드는 유연투명전극 나왔다

김태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진

고려대 연구진이 태양전지와 메모리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유연투명전극을 개발했다. 왼쪽부터 김태근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키란 니르말 박사과정 연구원, 렌 완치 박사과정 연구원. /고려대

국내 연구진이 태양전지와 메모리 반도체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데이터 저장과 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하면서 소형화가 필요한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태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하나의 칩으로 메모리와 학습 기능을 갖춘 유기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유기태양전지(OSC)는 유기물 반도체를 광활성 물질로 사용해 태양광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로, 전력 변환 효율이 높고 저렴한 가격·가벼운 무게·유연함 덕분에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태양전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강한 구조를 가져야 하는데 현재 상용화된 인듐 기반 전극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유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고려대 연구진은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2차원(2D) 티타늄카바이드 맥신을 활용해 유연투명전극을 개발했다. 맥신은 2D 평면 구조를 갖는 세라믹 물질로, 전기 전도도가 높고 가공이 쉬워 에너지 저장 소자, 반도체 소자로 활용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유연투명전극은 저항이 낮고, 빛 투과도가 높은 것은 물론 2000번 이상 구부려도 내구성에 문제가 없었다. 이렇게 개발한 전극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태양전지를 결합한 ‘기억 학습 유기 태양전지(MemOSC)’도 만들었다.

최근 주목받는 사물인터넷 장치에는 메모리가 들어가는데, 메모리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전력 공급이 필요하다. 현재는 유선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지만, 태양전지와 메모리를 결합하면 사물인터넷 장치를 장소에 관계 없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관련 연구가 한창이다.

이번에 개발된 학습 유기 태양전지는 13.86%의 전력 변환 효율과 낮은 구동 전압, 높은 내구성, 오랜 기간 기억유지 특성을 보였다. 맥신 기반의 전극을 이용해 유기태양전지와 비휘발성 메모리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사물인터넷은 물론 인공 시냅스 기능을 구현해 에너지 통합 소자와 시스템 구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이달 3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Advanced Science, DOI: https://doi.org/10.1002/advs.20230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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