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 LG엔솔 1위, CATL 격차 좁히며 2위
8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1~3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동력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은 약 64.2GWh로 전년 대비 45.3% 성장했다.
업체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를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 대비 38.8% 성장한 18GWh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2위인 CATL이 전년 대비 79.6% 성장한 15.6GWh로 격차를 좁혔다. 3위는 파나소닉(11.9GWh)으로 38.8% 성장했다.
SK-On은 4.6% 증가한 7.0GWh, 삼성SDI는 54.4% 성장한 6.5GWh로 나란히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내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전년 대비 5.0%p 하락한 49.0%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중국을 포함한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CATL, BYD, LG에너지솔루션 순이었다.
점유율은 점차 중국에 빼앗기고 있지만, 전체 파이가 커지고 있는 덕분에 한국 배터리 사용량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 Y, 폭스바겐 ID.3와 ID.4, 포드 머스탱 마하E의 판매량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의 글로벌 시장의 뜨거운 인기에 따라 고성장세다. 삼성SDI는 BMW i4, iX, 피아트 500, 리비안 R1T/S 등의 판매로 급성장하고 있다.
일본의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 배터리 공급사 중 하나로 북미 시장의 테슬라와 도요타의 bZ4X의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률을 견인하고 있다.
CATL을 비롯한 몇몇 중국 업체들은 비중국 시장에서 또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중국 내수 시장을 넘어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CATL은 테슬라 모델 3(중국산 유럽, 북미, 아시아 수출 물량)를 비롯해 볼보 C40/XC40 리차지, 기아 니로, MG-4 등 판매가 호조를 이루면서 성장중이다. 향후 현대의 신형 코나 전기차 모델에 CATL의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알려져 비중국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톱 10 중 가장 높은 성장률(633%)을 보인 BYD는 1.1GWH로 6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수 시장을 공략한 가격 경쟁력 장점과 상당 부분 갖춰진 품질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유럽 시장에서도 성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최근 “2030년까지 한국의 배터리 수출이 연평균 약 33% 증가하면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연 0.3% 끌어올릴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전기차 공급망에 대해 분석한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유럽에서의 생산능력 확대, 기술적 우위, 미국의 세액공제 혜택 등을 고려할 때 중국 외 지역에서의 전기차(EV) 수요 급증이라는 새로운 추세로부터 수혜를 볼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2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며, 특히 2030년까지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의 수요 증가율은 연평균(CAGR) 각각 33%, 2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중국의 배터리 수요는 이미 높은 수준이라 연평균 11%로 상대적으로 저조한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급증하는 수요의 대부분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되어 충족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 사업이 급격히 가속화될 것으로 봤다. 중기적으로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배터리 매출이 2030년까지 미국 달러 기준 연평균 43% 증가하며, 한국의 배터리 제품 수출은 연평균 33%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골드만삭스는 비(非)전기차 관련 대미·대중 수출이 각각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는 가정 아래 한국 기업의 중국 외 지역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가 지속되고 미국의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 2030년까지 한국의 대미 총수출이 대중 수출을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들은 한국의 전기차 공급망의 급속한 확장이 GDP 성장률과 환율 등 거시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골드만삭스는 “전기차 공급망 확장은 한국 기업들의 배터리 제품 생산 증가를 가져와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연 0.3%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배터리 생산량 증가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을 연 2.5% 끌어올리고 수입 증가율은 연 1.4% 끌어올려 한국의 경상수지를 개선시킬 것이라며 “실질 GDP 성장률 상승과 경상수지 개선은 중기적으로 원화 가치를 의미 있게 상승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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