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망 구축·소부장 공조 강화…항공노선 코로나 이전으로 [한일정상회담]
日언론 “오는 23일 韓 시찰단 원전 방문”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반도체 공급망 구축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조 강화를 천명하면서 양국 간 첨단 산업 분야 경제 협력이 본격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대(對)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복원 조치 역시 착실히 이행 중인 만큼 한일 협력의 걸림돌로 꼽혔던 수출 규제 문제도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3월 조성을 발표한 용인 시스템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일본 소부장기업 유치도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기시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기업들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에 의견이 일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국의 대표적 비우호 조치였던, 소위 ‘화이트리스트’의 원상회복을 위한 절차들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수출 통제당국 간 대화도 적극 이뤄진 결과, 한국을 ‘그룹 에이(A)’(화이트리스트)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며 “새로 출범한 경제안보대화의 첫 번째 회의가 지난 3일 양국 국가안보당국자 사이에 진행됐고, 공급망 견고화 등에서 연대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했다.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재지정은 이르면 이달 말 복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정상은 지난 3월 도쿄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합의한 외교안보당국 간 안보대화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 경제안보대화, 재무장관회의 등 안보·경제 분야 협력체가 본격 가동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양국 간 경제 협력 범위를 반도체뿐만 아니라 첨단 산업 분야로 확장시킨다는 복안이다.
윤 대통령은 “우주, 양자, 인공지능(AI),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 연구와 연구·개발(R&D) 협력 추진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8일 오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경제6단체장과 한일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를 위한 논의를 한다.
이에 따라 한일 양국의 향후 미국 중심의 첨단 산업 공급망 편입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미국 주도로 한국, 일본, 대만 등이 참여하는 ‘칩(Fab) 4’,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에 함께 참여 중이다.
두 정상은 양국 간 경제 협력이 미래 세대 교류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에도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최근 양국 간 인적 교류가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해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방 간 항공 노선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의 인적 교류 규모가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20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했다”며 “양국 국민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우정과 신뢰를 쌓아가기 위해서는 미래 세대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관심을 모았던 ‘과거사’ 문제도 일부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다. 기시다 총리는 직접적인 ‘사죄’ ‘사과’의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인 입장임을 전제로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위로와 유감을 표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식민지배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를 담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 선언을 언급하며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방일하셨을 때 저는 1998년 10월 발표된 일한 공동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씀드렸다”며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서도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시찰단 파견에 합의했다. 후쿠시마의 경우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제외한 별도의 국가 단위 검증은 처음이다. 일본 언론은 오는 23일 한국 시찰단이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위협과 관련해서는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강화된 대북 확장억제를 담은 ‘워싱턴선언’에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 간 NCG가 정착되고 그것이 활성화된 이후에 한미일 간 확장억제에 대한 얘기를 추가로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yuni@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경리, KTX 쓰레기통에 '명품 지갑' 버렸다…역대급 실수
- 장성규, 오른발 선천성 기형 고백…“발바닥이 닿기만 해도 통증”
- 백종원, 이탈리아에서 굴욕…장사 꼴찌에 "스트레스 받는다"
- 배우 김사랑, 46세 맞아?…20대 같은 미모에 ‘깜놀’
- 양정원 알고보니 품절녀…8세 연상 비연예인 사업가와 결혼
- 15층 베란다에서 카펫 털던 남성 추락해 숨져
- “감히 좋아해요, 밤마다 생각” 유부녀 상사에 50번 문자보낸 男직원
- “불이야” 13층서 80대 할머니 업고 내려온 경찰관 ‘훈훈’
- "매일 라면만 먹어"…60억 코인 논란 김남국의 '가난 호소' 진짜?
- “김마리아가 누구야?”…송혜교, 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