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환구시보, 韓대사관 항의에 "용납불가"...尹대통령 방미 비방 보도 정당 주장

강현철 2023. 5. 8. 10:3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비방을 문제삼은 주중한국대사관의 항의 서한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박 사설을 실었다.

중국의 언론은 중국공산당의 직접적 지시를 받는다는 점에서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의 이같은 사설은 중국 지도부의 생각과 같다는 얘기가 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로벌타임스와 함께 반박 사설 게재
중국공산당 지도부 의중 반영된 듯
한구시보가 8일 게재한 주중한국대사관 항의에 대한 사설. 환구시보 홈페이지 캡쳐.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비방을 문제삼은 주중한국대사관의 항의 서한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박 사설을 실었다. 중국의 언론은 중국공산당의 직접적 지시를 받는다는 점에서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의 이같은 사설은 중국 지도부의 생각과 같다는 얘기가 된다.

두 신문은 8일자 공동 사설에서 대사관의 항의 서한에 대해 "이런 격렬한 정서와 선을 넘는 언사는 외교기관에서 나와서는 안 된다"며 "다른 나라 매체의 독자적 보도에 대해 거친 방식으로 간섭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의 서한에서 제기한 관점과 지적도 수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발 목소리에 대해 한국 측의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고려해 최대한 말을 아꼈지만 이치는 명확히 해야한다"라며 "한국은 복잡한 동북아 정세에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이 기대를 저벼렸고, 글로벌 허브국가라는 한국의 비전과도 동떨어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한국정부는 지역정세의 안정을 깨트리는 미국과 일본에 영합한데 이어, 대만문제에 대해 여러차례 잘못된 발언을 했으며, 이제는 중국의 매체까지 공격하고 있다"며 "한국 외교가 워싱턴과 도쿄에서 국격을 잃은데 이어 동북아 정세 불안을 자극·유발·가중시키거나 심지어 붕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그 결과는 한국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주중한국대사관은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 활동과 관련한 보도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쓰고 근거 없는 비난"을 했다며, 두 매체에 공식 항의하는 서한을 지난 4일 발송했다.

대사관은 서한에서 환구시보 등이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우리 정상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매우 치우친 시각에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훼"했다고 지적하고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저급한 표현까지 동원해 우리 정상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일부 내용은 언론의 보도인지조차 의심케 할 정도"라며 "만약 한국 언론이 중국 지도자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비난하는 보도를 연일 게재할 경우 중국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신중히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이어 환구시보 등의 보도가 "한중관계의 건강하고 성숙한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양 국민 간 부정적 인식을 조장할 뿐인 바, 글의 게재에 있어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보도가 한중관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관한 모든 책임은 귀 신문사에 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사로 강한 민족주의 성향과 강경 대외정책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외교 문제 등으로 인해 당국자가 나서서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껄끄러운 정부의 '속내'를 기사와 사설로 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와 관련, 환구시보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3일 '한국 외교의 국격이 산산조각 났다'라는 제목의 공동 사설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방미 전 대만 관련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환구시보는 지난달 28일자 사설에서 "역대 한국 정부 가운데 윤석열 정부가 미국에 대한 민족적 독립 의식이 가장 결여됐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이번 방미는 그 평가를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했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30일 북·중·러의 보복이 한국과 윤 대통령에 '악몽'이 될 수 있다고 사실상 '협박'에 가까운 글을 썼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