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성 잡아먹는 별 관측...50억년 후 지구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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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5월 지구에서 약 1만 20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 약 9조4600억km) 떨어진 우주에서 특이 현상이 포착됐다.
단 10일 사이 약 100배 밝아진 별이 관측된 것이다.
키샬레이 드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카블리천체물리학및우주연구소 연구원팀은 "처음으로 별이 행성을 삼키는 것을 관측했다"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4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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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5월 지구에서 약 1만 2000광년(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 약 9조4600억km) 떨어진 우주에서 특이 현상이 포착됐다. 단 10일 사이 약 100배 밝아진 별이 관측된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흥분했다. 수명이 다한 별이 행성을 집어 삼키는 모습이 첫 포착된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키샬레이 드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카블리천체물리학및우주연구소 연구원팀은 “처음으로 별이 행성을 삼키는 것을 관측했다”며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4일 발표했다. 약 3년 간 여러 관측자료를 종합해 내린 결론이다.
별은 가스와 먼지구름 같은 성간물질이 서로 중력에 의해 끌어 당겨지고 뭉쳐지며 만들어진다. 별 탄생이 끝나면 내부 핵융합을 시작한다. 별은 핵융합 작용으로 점점 커져 적색거성이 된다. 원래 크기보다 약 100만 배 부풀어오른다. 적색거성은 행성 등 주변의 모든 물질을 집어삼킨다. 약 50억년 후 태양 역시 현재 크기보다 훨씬 큰 적색거성이 돼 지구까지 먹어 치울 것이란 게 과학계 분석이다. 그러나 이 분석은 추론에 머물러왔다. 적색거성이 행성을 집어 삼키는 모습이 실제 관측된 적이 없어서다.
연구팀은 2020년 5월 별의 폭발을 첫 관측했다. 우리 은하에 속하는 독수리 자리 근처에서 이런 폭발이 발생했는데, 당시 과학자들은 폭발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원인을 밝히기 위해 관측자료 수집에 나섰다.
우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팔로마천문대의 광역천제 관측장비인 ‘ZTF’를 활용했다. ZTF는 광시야 카메라로 이틀마다 전체 밤하늘을 이미지화 할 수 있다. 폭발하는 별과 같이 빠르게 변하는 빛을 포착한다. 분석에 따르면 폭발로 10일 만에 밝기가 약 100배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드 연구원은 “인생에서 본 어떤 별의 폭발과도 달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어 미국 하와이주에 있는 케크 천문대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케크 천문대는 별빛을 분광학적으로 분석한다. 분광학 분석으로 별의 화학적 구성을 알 수 있다. 분석 결과 추운 온도에서만 나타난다는 특이 분자들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확인된 분자들은 매우 차가운 별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며 “별이 밝아지면 보통 더 뜨거워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의아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마천문대 관측자료도 활용했다. 적외선카메라 관측자료를 살폈더니 실제 매우 차가운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 차가운 에너지가 별이 다른 행성과 결합하며 나온 가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연구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적외선 우주망원경 ‘네오와이즈’ 관측자료에서 결론을 얻었다. 폭발이 일어난 후 별이 방출하는 총 에너지 양을 추정했다. 그 결과 매우 적은 양의 에너지가 방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 양이 적다는 것은 별과 충돌하는 행성의 질량이 매우 작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충돌하는 행성의 질량이 별보다 약 1000배 작았다”며 “목성 질량이 태양 질량의 약 1000분의 1이라는 것에 힌트를 얻었다. 별이 행성을 집어삼키는 과정이었다”고 결론지었다.
드 연구원은 “지구의 미래를 미리 봤다”며 “태양이 지구를 삼킨다면 태양이 가스를 분출하면서 갑자기 밝아진 후 원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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