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PF 경고음 계속…"브릿지론 비중 과도"

이정필 기자 2023. 5. 8. 10: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자기자본 대비 익스포저 128%로 본PF 합계 208% 달해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부가 타워크레인 등 건설기계 조종사가 월례비 등 부당금품을 수수하는 경우 면허를 정지 및 취소한다고 밝혔다. 21일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서있다. 2023.02.21.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최근 저축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우려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은 자기자본 대비 PF 규모가 전체 금융업계에서 가장 크고,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따르면 업권별 표본회사의 PF 모집단을 대상으로 평가한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비중은 저축은행이 208%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31%)나 캐피탈사(93%)의 수배에 달하는 업권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자기자본 대비 본 PF 익스포저 비중은 저축은행 80%, 캐피탈 64%, 증권 22% 순으로 나타났다. 브릿지론의 경우 저축은행 128%, 캐피탈 29%, 증권 9% 수준이다.

황보창 한기평 금융1실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의 부실위험이나 기대손실률이 본PF보다 높은 브릿지론 비중이 자기자본의 100%를 상회하고 있다"며 "증권사의 10배를 초과하며 캐피탈사와 비교해도 4배 이상이다. 표본 수집 시기가 다르고 저축은행 표본집단의 수가 부족함을 감안하더라도 큰 차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각종 규제와 조달 비용 면에서 상대적으로 열위한 위치에 있는 저축은행은 시공사의 신용도가 낮거나 규모가 작은 PF 현장에 투자를 집중하게 된다"며 "본PF 에 비해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이유"라고 파악했다. 조달비용 경쟁력 측면에서 열위한 저축은행은 본PF에 비해 고위험 자산이지만 수수료나 이자 수익이 양호한 브릿지론 중심의 영업을 펼쳤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업권별 시공사 시공능력 분포를 보면 시공사 150위 이내의 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하는 현장은 저축은행이 16%에 불과했다. 증권사 79%, 캐피탈사가 84%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는 수준이다.

신용등급 BBB급 이상의 시공사 비중은 저축은행이 2.4%에 그쳤다. 증권사는 87%, 캐피탈사는 69%로 파악됐다. 저축은행은 시공사 150위 초과가 71.8%, 신용등급 무등급이 97.3%에 달해 준공위험이 가장 높았다.

브릿지론과 함께 본PF 현장의 준공위험도 저축은행이 가장 취약한 실정이다. 입주리스크에 열위하거나 취약한 가격위험 지역은 증권사 34.2%, 캐피탈사 34.4%, 저축은행 26.9%로 나타났다.

김태현 한기평 금융1실 실장은 "정부 지원책은 PF현장의 신용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려우나 부실의 현실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며 "정부지원책은 대형시공사와 증권사에 집중돼 있고 캐피탈사도 일부 지원의 범위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지원 측면에서 PF 부실화 위험은 저축은행, 캐피탈, 증권 순으로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브릿지론 규모가 훨씬 크고, 준공위험도 높고, 정부정책면에서도 불리한 저축은행의 PF리스크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신용평가는 부동산 PF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 높은 저축은행권의 부실화가 진행될 경우 연쇄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신평 커버리지 저축은행 9곳의 부동산금융 자산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총 5조2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197%에 이른다. 커버리지 저축은행은 SBI·웰컴·JT친애·KB·신한·IBK·대신·BNK·키움예스 등 9개사다.

이들 저축은행의 본PF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2021년 말 14.6%에서 지난해 9월말 23.7%로 상승했다. 이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7%에서 1.4%로 뛰었다. 브릿지론도 본PF와 유사한 수준으로 요주의이하여신비율 23.7%, 고정이하여신비율 1.2%로 나타났다.

1회 이상 만기가 연장된 사업장 비중은 브릿지론 25%, 본PF 15%로 조사됐다. 만기가 미도래한 사업장(브릿지론 75%, 본PF 85%) 중에서 브릿지론 28%, 본PF 16%는 올해 연말까지 만기가 2회 이상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oma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