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이 갑자기 떠올랐어요” 경쟁 안 시켰는데, 경쟁을 한다

최민우 기자 2023. 5. 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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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이 떠올랐다."

사령탑의 행복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2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2년 전과 다른 상황에 사령탑도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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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형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최민우 기자] “2년 전이 떠올랐다.”

SSG 랜더스는 올해 탄탄한 마운드를 자랑한다. 외국인 투수 애니 로메로가 단 한 경기도 뛰지 않았는데도, 부상 공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에이스 김광현을 필두로 커크 맥카티, 오원석, 박종훈, 문승원, 송영진 등 6명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마운드를 지켰다.

로메로 대신 영입한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합류하면, SSG는 다시 선발진을 정비해야 한다. 입국 후 적응기를 거쳐야 하는 탓에, 엘리아스가 1군 무대에 서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때까지 매 경기마다 선발 투수들의 생존 ‘오디션’이 펼쳐질 전망이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경쟁’구도가 그려진 SSG다. 그렇지만 김원형 감독은 한 번도 ‘경쟁’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다. 적어도 선발진에 대해서 만큼은 그랬다. 스프링캠프 출국 때부터 “선발이 6명이다. 5선발 로테이션을 구상하고 있다. 불펜이 약한 만큼, 가장 좋은 선수가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해왔다.

▲ 송영진 ⓒ 연합뉴스

김 감독은 “나는 선발 경쟁이라는 말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로메로가 다치고 송영진이 들어오면서 경쟁 아닌 경쟁이 되고 있다. 서로가 자극을 받는 것 같다. 문승원도 지금은 2군에 있지만, 7명의 선발 투수가 있다. 빨리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행복한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송영진이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⅔이닝 6피안타 4볼넷 6실점(4자책점) 2탈삼진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떠올리면 로테이션에서 뺄 이유가 없다. 경기 전 김 감독도 “송영진은 미래 선발 자원이다. 그렇다고 육성을 위해 로테이션에 넣는 게 아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너무 좋았다”고 칭찬한 바 있다. 누구 하나 빼기 아까운 상황이다.

▲ 박종훈과 문승원. ⓒ스포티비뉴스DB

2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2021시즌 처음으로 SSG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박종훈과 문승원이 수술대에 올랐고, 외국인 투수들도 부상으로 쓰러졌다. 선발진이 붕괴된 탓에, 김 감독은 매 경기마다 마운드 운영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올해는 선발로 뛸 선수들이 7명이나 된다.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며 운을 뗀 김 감독은 “2021년에는 투수가 없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그런데 2년 만에 선수들이 건강하게 야구를 하고 있다. 지금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5선발진을 꾸리기도 어려운 팀이 대다수지만, SSG는 다르다. 골라서 쓸 수 있다. 2년 전과 다른 상황에 사령탑도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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