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광주 도심서 청소년 수십 명 폭주…조롱당한 경찰

불안감 호소하며 밤잠 설친 시민들 신고 이어져…새벽 5시에야 해산

경찰서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심야에 광주 도심에서 청소년 수십 명이 4시간 넘게 폭주 행위를 벌이다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8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112 상황실에 광주 광산구 수완동 국민은행 사거리 일원 임방울대로에서 폭주족들이 곡예 질주를 벌인다는 신고 전화가 잇달아 접수됐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운전자와 소음 탓에 밤잠을 설친 인근 아파트단지 입주민 등의 112신고가 26건이나 이어졌다. 이륜차와 승용차 등 약 20대가 폭주 행각을 벌였으며, 이들은 대형 교차로인 국민은행 사거리를 중심으로 곡예 운전을 하고 경적을 울리면서 도심을 질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산에 나선 경찰은 폭주족 무리가 대부분 청소년이고, 인원이 50명 안팎인 것으로 파악했다.

폭주족들은 경찰관이 해산을 요구하면 수적 우세를 이용해 주변을 둘러싸고 조롱하며 흩어졌다가 모이기를 반복했다. 곡예 운전을 하던 이륜차 1대가 주변을 지나는 승용차와 부딪히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청소년 1명이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청소년은 운전면허 없이 무등록 이륜차를 몬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다목적 기동대 2개 팀, 형사 1개 팀, 교통 순찰차 4대, 담당 및 인접 지구대 순찰차 여러 대를 투입해 이날 오전 5시가 되어서야 폭주족들을 해산시켰다. 이들은 SNS를 통해 이른바 ‘좌표 찍기’로 이날 새벽 광주 수완지구 일원에서 폭주 모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삼일절, 광복절 등에 빈번하게 일어나는 통상적인 폭주와 달리 기습적으로 벌어진 일이라 경찰력을 충분하게 투입하지 못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