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프다’는 기시다, 역사 인식 진전됐다”는 김기현

이두리 기자 2023. 5. 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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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무작정 규탄하면 안 돼”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8일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제 한·일관계가 오랜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 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정권 5년의 차가운 시간이 아까웠던 만큼 하루빨리 공동의 이익을 위한 일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를 상찬했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통 큰 결단으로 한·일관계 정상화의 물꼬가 트였고,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가 한 걸음 더 진전됐다”면서 “문재인 정권 5년의 차가운 시간이 아까웠던 만큼 하루빨리 공동의 이익을 위한 일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썼다.

김 대표는 강제동원 등의 한·일 과거사에 대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인식에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시다 총리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고, ‘당시 혹독한 환경에서 많은 분들이 매우 고통스럽고 슬픈 일을 겪으셨다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라고 했다”면서 “이는 지난 3월의 입장보다 진전된 태도”라고 평가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전날 정상회담이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일 간 역사 인식과 관련해 “그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수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지만 “이 말은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 저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개인적 차원의 연민이라고 선을 그었다. 기시다 총리는 강제동원이나 ‘위안부’ 를 언급하거나 그에 대한 사과의 말을 하지는 않았다.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제 한·일관계가 오랜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려 하고 있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무작정 규탄만 해대는 것은 무책임한 최악의 지도자들이나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특별위원회인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TF’ 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기시다 총리의 과거사 관련 발언에 대해 “개인적이라도 그동안 힘들고 어려운 분들, 괴롭힘당하셨던 분들에 대한 기시다 총리 개인의 솔직한 마음이 표현됐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과거사 인식에 대해 우리 국민에 대한 사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라는 다핵종 처리기구를 만들어 과학자들이 다 검증을 했다”면서 “과학의 영역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대한민국 국격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가 일본에 사죄하라고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어제 일본 총리가 공식 석상에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한 건 사과가 아니다. 일본 총리가 한국에 와서 하는 한·일 정상회담이 12년 만인데 진정성을 못 느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에 대해서도 “시찰단이라는 말 자체가 어이없다. 시찰은 가서 둘러보는 것”이라며 “시찰단이 아니라 검증단으로 가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독자적으로 철저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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