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물품 우선 구매가 경쟁 제한?
[KBS 강릉] [앵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에서 난 농산물이나 제품을 정책적으로 우선해 사주고 있습니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 업체를 보호한다는 취지인데요.
그런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런 정책이 경쟁을 제한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습니다.
임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춘천 지역 쌀과 복분자로 전통 술을 만드는 업체입니다.
직원 3명의 작은 업체지만, 품질을 인정받아 축제나 공공기관에 납품해 왔습니다.
강원도가 조례로 지역 업체의 전통주를 우선 사주도록 배려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는 납품이 어려워질 수 있어 걱정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조례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정회철/○○전통주 생산업체 : "대기업과 경쟁한다고 하는 것이 말이 돼요? 말이 안 돼요. 어려움을 딛고서 뭔가 좀 해보려고 하려고 하는데 거기다가 찬물을 끼얹으면 어떻게 하라고 하시는 건지…."]
공정위는 자치단체가 조례 등에 담은 '우선 구매', '우선 사용' 이란 조항이 사업자를 차별해 경쟁을 제한한다고 봤습니다.
지역 건설자재나 장비 등을 우선 구매하도록 한 경우가 해당됩니다.
지역 전통시장 물품을 먼저 사도록 하거나, 지역 전통주를 행사에서 건배주로 먼저 쓰게 한 경우도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따라 조례나 규칙에서 '우선'이라는 단어를 빼라고 권고했습니다.
작고 영세한 지역 업체를 무한경쟁으로 내몬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김기철/강원도의회 의원 : "'우선구매' 제도를 얘기하는 것은 어쩌면 작은 몸부림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자유경쟁 속에다가 만약에 같이 시장에 내놓으면, 그 시장 속에서 견딜 수 있겠어요?"]
이런 조치가 지역 농산물 우선 구매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진승권/춘천지역먹거리통합지원센터장 : "(우선구매) 조례가 없어진다면 판로 상실에 따라서 소득 기반이 악화되고, 농업 기반조차 붕괴될 수 있는…."]
공정위는 조례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우선'이라는 문구만 없애는 거라며, 관련 부처, 지자체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임서영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임서영 기자 (mercy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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