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강수연 추모전 개막…"책임감 크고, 아름다웠던 배우"

배우 고(故) 강수연 씨의 1주기를 맞아 영화인들이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고인을 추모했다. 생전 막중한 책임감으로 연기에 임하고, 어려운 곳에는 베풀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고인을 떠올리며 그리워했다.

고 강수연 씨의 타계 1주기를 추모하는 추모전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의 개막식이 지난 7일 오후 6시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열렸다. 추모전은 '강수연 추모사업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을 비롯해 고인을 애도하는 영화인들이 뜻을 모아 마련했다.

개막식 사회는 배우 유지태 씨가 맡았으며, 배우 안성기 씨, 이정현 씨, 박중훈 씨, 문근영 씨, 문소리 씨, 박상민 씨, 임하룡 씨, 예지원 씨, 연상호 감독, 방은진 감독, 정지영 감독, 임순례 감독 등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개막식은 고 강수연 씨와 배우 안성기 씨가 주연을 맡은 영화 '그대 안의 블루(1992)' OST를 부른 가수 김현철 씨의 특별무대로 시작했다. 김현철 씨는 공연을 마치며 "나는 강수연 님께서 여기 어딘가에 앉아 계신 것 같다.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영화가 발전되면 될수록 이런 행사가 많이 열려서 돌아가신 배우들이 돌아가신 것 같지 않게 끔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혈액암 투병 중인 안성기 씨는 예전보다 건강을 회복한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다 나았다고 하지만 목소리는 아직 힘들다"고 자신의 상태에 대해 언급한 뒤 "강수연 씨는 이 자리에 없지만 그가 어디에서든 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분들도 아마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인과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1987)' 등 영화 3편을 함께 찍은 박중훈 씨는 "강수연은 내가 직접 본 사람 중 가장 아름다운 사람인 동시에, 실제 생활에선 검소한데 어려운 곳에는 선뜻 마음을 쓰는 통 큰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후배 배우들의 추모 메시지 영상도 공개됐다. 영상에서 문소리 씨는 "언니는 (연기에) 굉장히 큰 책임감을 갖고 임했던 것 같다. 어려운 순간도 많았을텐데 절대 약한 소리를 한 적이 없었다"고, 최희서 씨는 "배우는 죽을 때까지 최고를 향해 갈 뿐이야. 그때까지 참고 견뎌야 해'라는 선배님의 그 말이 사무친다"고 회상했다.

유족 대표로 무대에 오른 동생 강수경 씨는 "이번 추모전은 다른 누구도 아닌 영화인들인 여러분이 만들어준 자리"라며 "우리 가족뿐 아니라 언니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을 것 같다"고 추모전을 기획한 추진위원회에 감사를 표했다.

한편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 추모전은 7일부터 9일까지 메가박스 성수에서 진행된다. 고 강수연 씨가 출연한 영화 '씨받이',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아제아제 바라아제', '경마장 가는 길', '그대 안의 블루', '송어', '주리', '정이' 등 총 8편이 상영된다.

고인은 지난해 5월 7일 향년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지만, 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다.

[사진출처 = 메가박스/OSEN]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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