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기계공 700개 보라” 염갈량표 지옥 훈련, 4번타자 육성에 진심이다

이후광 2023. 5.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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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 LG 이재원 / backlight@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2군에서 매일 가만히 서서 기계공 700개를 보는 기분은 어떨까. LG의 차세대 4번타자로 거듭나기 위한 길은 멀고도 험하다. 

지난 6일 옆구리 부상을 털고 마침내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잠실 빅보이’ 이재원. 이튿날 잠실에서 만난 그는 “2군서 한 달 동안 죽을 맛이었다. 몸이 안 따라주다 보니 다쳐서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만큼 잘 준비했다. 형들이 많이 격려해줬기 때문에 이제 못 하면 안 된다. 더 잘해야 한다”라고 부상 복귀 소감을 전했다. 

LG의 신흥 거포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원은 스프링캠프에서 왼쪽 옆구리를 다치며 개막 후 한 달 내내 재활에 전념했다. 지난달 28일 퓨처스리그 두산전에서 복귀 시동을 건 그는 2군 5경기 타율 2할5푼 3홈런 5타점 장타율 .813의 파괴력을 뽐내며 마침내 염경엽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최근 4경기서 3홈런을 치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재원은 “사실 처음에는 괜찮았다. 옆구리를 한 번도 다쳐본 적이 없어서 어떤 느낌인지 몰랐다. 그냥 참고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첫 타석 치고 조금 이상했다. 두 번째 경기 때도 별 느낌이 없어서 세 번째 경기를 준비했는데 방망이를 칠 때 너무 아팠다”라고 되돌아봤다. 

지금은 다행히 상태를 완전히 회복했다. 이재원은 “지금은 아무 이상이 없다. 병원 진료를 다시 받았는데 거기서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괜찮다”라며 “다만 지금 너무 좋다고 해서 다 좋아진 것도 아니다. 한걸음씩 생각하고 있다. 지금 좋다고 해도 결국 결과가 좋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재원은 재활 과정에서 체중을 5kg 감량하며 가벼운 몸을 만들었다. 얼굴이 홀쭉해진 그는 “일부러 5kg 정도 감량했다. 물론 아팠던 이유가 살 때문은 아니었는데 가벼운 느낌으로 합류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라며 “음식 조절은 안했다. 밥 많이 먹고 유산소 운동을 많이 했다. 대신 야식을 안 먹었다”라고 밝혔다.

염경엽 감독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직접 시킨 특별훈련은 잘 소화했을까. 이재원은 “기계공을 매일 700개씩 봤다. 처음 스케줄을 받았을 때 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컸는데 하다보니까 됐다”라고 웃으며 “가만히 서서 700개를 보면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아무래도 기계의 빠른 공을 자꾸 보면 1군 투수 적응이 빨라진다. 그게 루틴이 됐다”라고 전했다. 

LG 이재원 / OSEN DB

사령탑은 이재원의 성공 조건으로 흔들리지 않는 꾸준함을 꼽았다. 염 감독은 “(이)재원이는 자기의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 야구 루틴을 말하는 것”이라며 “그 동안 수시로 타격폼을 바꿨지만 이제 한 가지로 정립해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이렇게 1~2년을 꾸준히 가야지만 진짜 재원이 것이 만들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재원은 “투수들에게 덤비지 않는 게 중요하다. 어떻게 보면 나는 막 돌리는 타자이고 돌려야 맞는데 그걸 차분하게 기다려야 한다”라며 “2군에서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 1군 경기를 다 보면서 투수들을 분석했다. 생각을 많이 했다. 2군에서는 준비한대로 잘 이뤄졌는데 메인은 여기다. 여기서 잘해야 준비가 잘 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타격폼 또한 당분간 바꿀 생각이 없다. 이 또한 염 감독의 4번타자 육성 철학에서 비롯된 지론이다. 이재원은 “감독님께서 나한테는 특별히 폼에 대한 이야기 안 하셨다. 믿음만 주셨다. 폼 바꾸지 말고 쭉 가라고 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또 지금 폼이 가장 좋다”라며 “근데 물론 이것도 결과가 안 좋으면 바꿀 수 있다. 그래도 쭉 가라고 해주셔서 감사했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이재원을 서울고를 나와 2018 신인드래프트서 LG 2차 2라운드 17순위 지명을 받았다. 거포 유망주였던 그가 알을 깨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4년. 두 차례의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거쳐 5년차인 지난해 85경기 타율 2할2푼4리 13홈런 장타율 .453로 마침내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2023시즌 새롭게 부임한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에게 과거 넥센 시절 홈런왕으로 육성했던 박병호의 향기를 느꼈고, 그를 LG의 4번타자로 키운다는 플랜을 세웠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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