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저출산해법 모색 한덕수 "유보통합은 경제키우는 투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현지시간) "유보통합을 적극 추진하면 결국 그 철학이 중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파이를 키우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 중 하나인 유보통합은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을 합치는 걸 의미한다.
스웨덴을 방문 중인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스톡홀름 한 호텔에서 스웨덴의 교육부와 고용부, 복지부 인사 등과 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보육이라든지 저출산 해결을 위한 사회적 서비스를 높이는 것들은 경제를 더 크게 만들고 번영하게 만드는 투자로 봐야 한다는 게 스웨덴 사람들의 생각이다"며 "그동안 우리는 그런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는 나라가 축소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현안 해결만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날 스웨덴 정부 관계자들과 저출산과 교육, 고용 등 세가지 주제를 논의했다. 한 총리는 인적 자원이 우리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었는데 우리나라가 저출산과 창의적 교육, 청년실업 등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여성들이 경력단절을 겪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고 국가가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스웨덴 당국자들은) 그 분야에 세금을 많이 쓴다고 생각하지 말고 투자로 봐야한다고 했다. 여성들이 활발하게 경제활동에 참여하면 전체 경제를 활발하게 돌아가게 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육과 출산휴가, 남성 가사활동 등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런 부분도 모두 투자로 보면 충분히 나중에 돌아온다고 했다"며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더욱 마음을 놓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문제에 대해선 (스웨덴 당국자들이) 이민이란 대책으로 적극 대응해야한다고 했는데 통제된 범위에서 해야한다는 게 인상적이었다"며 "이민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이민을 오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잘 수용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의미다. 그렇지 않으면 이분들이 사회에서 소외감을 느끼면서 사회가 부담을 가지는 쪽으로 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는 또 "교육에 있어서는 '유연성'과 '두번째 기회'를 항상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서로 구분하는 개념이 아니고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언제든 다시 교육을 받겠다고 할땐 자유롭게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이 73% 된다고 하니까 스웨덴 당국자들이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며 "스웨덴은 45% 정도인데 한쪽으로 가는 것보다 역시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찍 산업쪽에 가서 일을 하다가 언제든 공부를 할 수 있는 등 그런 다양하고 유연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이밖에 "고용에 있어선 이 사람들은 직업을 보호하려고 하기 보단 사람을 보호하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직업이 바뀌더라도 사람을 보호하는 제도가 잘 돼 있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부분에서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를들어 구조조정 등 여건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하다면 그런 사람들을 보호하는 제도 즉 새로운 기술을 배울수 있게 해 다른 직장으로 갈 수 있는 걸 활발하게 해야한다"며 "우리에게도 그런 정책이 있지만 사회적 인식이 그런 쪽으로 옮겨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국과 스웨덴 관계 증진은 고위급 교류나 외교적 회담뿐 아니라 각자가 처한 보편적 과제에 대한 정책 소통을 이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번 간담회를 바탕으로 양국 담당 부처간 소통을 서울에서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스웨덴 측에선 안나 페테르숀 베스텔베리 사회현안부 노인복지담당차관, 피아 파겔스트룀 사회현안부 사회보험국 부국장, 토미 라겔그리언 교육청 학교시스템개선국 국장, 안나-레나 라르숀 뢴크비스트 교육청 과장, 하스미나 홉스타디우스 고용부 노동시장국 과장, 요아킴 팔메 웁살라대 정치사회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특히 스웨덴에서 30년 동안 연구활동을 한 최연혁 린네대 정치학 교수도 자리했다.
스톡홀름(스웨덴)=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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