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18.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동행

남궁창성 2023. 5. 8. 09:4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도쿄에 이어 서울서 재회 '셔틀외교' 본격화
내주 히로시마 G7서 또 만나 한인 원폭 희생자 참배
한국 전문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현장 시찰 합의
기시다 총리 첫 일정 독립유공자 잠든 서울현충원 헌화

2018년 2월9일 평창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의 한일정상회담을 대면 취재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은 평창올림픽 기간 남북대화를 하면서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의 미소외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남북대화가 비핵화를 흐린다거나 국제 공조를 흩뜨린다는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하며, 회담은 파탄 직전까지 갔습니다. 한·일 정상은 이날 위안부 문제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등에서 사사건건 충돌했습니다.

그후 양국간에는 반일(反日)과 혐한(嫌韓) 정서가 고조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인적교류 등 전반에 걸쳐 빙하기에 접어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복원을 천명하고, 같은달 16일 도쿄를 찾아 정상회담을 가진후 한일관계는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7일 한국을 찾아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12년만에 양 정상이 양국을 오가며 현안을 논의하는 셔틀외교가 복원됐습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오는 19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날 예정입니다.

12년간 중단됐던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 복원 현장을 동행하시겠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방한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 전문가의 후쿠시마 오염수 현장 시찰단 파견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계기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공동 참배 등에 합의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무엇보다도 지난 12년 동안 중단됐던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의 복원이 손꼽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기시다 유코 여사와 동행한 방한의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을 방문했다. 서울현충원에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대 대통령인 박은식 선생 등이 잠든 임시정부 요인 묘소와 항일 독립 유공자 묘역 등이 조성돼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9시30분쯤 도쿄 하네다공항을 출발해 11시50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기시다 총리는 도착직후 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헌화·참배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현충원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이후 12년 만이다. 일본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서울현충원 참배에 대해 “한 국가의 정상이 방문국의 현충시설을 찾아가 그 나라의 역사와 관련한 많은 사람의 삶에 존경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The Visit of His Excellency Kishida Fumio Prime Minister of Japan To The Republic of Korea May 7, 202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대한민국 방문. 2023년 5월7일)’이라고 영문으로 쓰인 방명록에 서명했다.

 

▲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외가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후 손을 들어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3시34분 용산 대통령실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시다 유코 여사의 한국 방문을 국빈급 공식 환영식을 통해 반겼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어 오후 3시50분부터 4시29분까지 적은 수의 참모들이 배석한 가운데 소인수 회담을, 오후 4시36분부터 5시39분까지 확대 정상회담을 각각 갖고 본격적인 한·일 현안 논의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일본 측에서 기하라 관방부 장관, 아키바 국가안전보장국장, 아이보시 주한 일본대사, 야마다 외무심의관, 오카 방위심의관, 후나코시 아시아대양주 국장, 히라이 경제산업심의관, 시마다 총리대신 비서관, 오쓰루 총리대신 비서관 등이, 우리 측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윤덕민 주일본 대사,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이충면 외교비서관, 임기훈 국방비서관, 서민정 외교부 아태국장 등이 참석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환영했다.

“기시다 총리님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먼저 5월5일 일본 이시카와 강진으로 발생한 인명과 재산피해에 대해 우리 국민을 대표하여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피해 지역의 빠른 복구와 일상회복을 기원합니다. 지난 3월 방일은 한국 대통령의 양자 방문으로는 12년 만이었습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일본 총리로서 12년 만에 한국을 양자 방문하셨습니다. 셔틀 외교의 복원에 12년이 걸렸지만 우리 두 사람의 상호 왕래에는 두 달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새롭게 출발한 한일관계가 속도를 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변화의 흐름은 처음 만들기 힘들지만 일단 만들어지면 대세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의 한일관계 흐름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총리님과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가진지 두 달도 안 된 사이에 한일관계도 본격적인 개선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는 과거 양국 관계가 좋았던 시절을 넘어 더 좋은 시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의 엄중한 국제정세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한일 간의 협력과 공조는 양국의 공동 이익은 물론이거니와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꼭 필요합니다.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되어 온 자유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은 더 끈끈한 연대로 국제사회에서 협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제가 미국 방문시 하버드대학에서 언급을 했습니다만 양국이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으면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자국도 내딛을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총리님의 이번 방한이 한일 양국의 미래 협력을 위한 유익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인사말을 이어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님을 봄에 도쿄에서 모신후 이렇게 일찍이 신록의 서울을 찾아 셔틀외교를 본격화 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 비롯한 한국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모두발언에서 이시가와 현 지진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3월 회담에서는 일한관계를 중심적으로 강화, 재구축함과 더불어 우리가 주도적으로 위축 부분을 불식시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일치했습니다.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벌써 다양한 대화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확대회담에서는 그러한 양국관계 진전에 대해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합니다. 또한 G7 히로시마 정상회의를 염두에 두면서 북한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최신 정세나 글로벌 과제에 대한 공조와 관련해서도 논의할 수 있으면 합니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정상회담을 마친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이날 확대정상회담은 오후 5시39분에 종료됐고 곧이어 오후 6시부터 한·일 양국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동기자회견이 열렸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2023 서울 한일정상회담의 내용과 성과 등을 양국 국민들에게 보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먼저 회담 성과 등을 소개했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지난 3월 도쿄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한일 정상 간의 셔틀 외교 재개에 합의하였습니다.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오늘, 기시다 총리는 일본 총리의 양자 방문으로는 1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이번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셔틀 외교가 본격화된 것을 뜻깊게 생각합니다.

오늘 정상회담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안보,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야 한다는데 다시 한번 뜻을 모았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한일관계 개선이 양국 국민에게 큰 이익으로 돌아온다는 점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더 높은 차원으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아가는 데 합의했습니다.

기시다 총리께서는 먼저 제게 지난 4월24일 수단에서 일본인이 철수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이 제공한 협조에 감사를 표시하셨습니다. 철수 과정에서 이루어진 양국의 협력은 달라진 한일관계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지난 3월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외교안보 당국 간 안보 대화와 NSC 간 경제안보대화, 그리고 재무장관회의 등 안보, 경제 분야의 협력체가 본격 가동되고 있음을 환영하였습니다. 아울러 양국의 대표적 비우호 조치였던 소위 화이트리스트의 원상회복을 위한 절차들이 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지난 3월 저의 방일 계기에 전경련과 경단련이 설립하기로 합의한 ‘한일 미래 파트너십 기금’이 정식 출범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 두 사람은 한일 미래세대의 교류 확대를 위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

저와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의 인적 교류 규모가 올해 들어 3개월 만에 2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을 환영하였습니다. 양국 국민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우정과 신뢰를 쌓아 가기 위해서는 미래세대의 교류가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였습니다.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과 아울러 양국 정부 차원에서도 청년을 중심으로 한 미래세대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해 나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저와 기시다 총리는 한일 양국 간 인적 교류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여,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 간 항공 노선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도록 노력해 나아가자고 하였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정상회담을 마친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경제협력과 관련해 저와 기시다 총리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의 우수한 소부장 기업들이 함께 견고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이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하였습니다. 한편, 오늘 회담에서는 우주, 양자, AI, 디지털 바이오, 미래소재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와 R&D 협력 추진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저와 기시다 총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한반도와 일본은 물론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인식을 공유하였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3자 간 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곧 다가올 G7 정상회의 계기에 3자 정상회담 등 한미일 3국 정상 간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였습니다.

또한 작년 11월 프놈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관련해서 실현 방안에 대해 당국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환영하고, 앞으로도 한미일 3국 간 안보협력을 이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양국이 함께 공유하는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계속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하였습니다.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에 공감하면서, 한국의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한국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단 파견에 합의하였습니다.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 국민의 요구를 고려한 의미있는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기시다 총리는 올해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의장 자격으로 저를 초청해 주신 바 있습니다. 이번 G7 정상회의 회동을 계기로 한일 양국이 보건,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을 더욱 구체화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저의 히로시마 방문 계기에 우리 두 정상은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기시다 총리님의 방한을 통해 정상 간 셔틀 외교 복원 그리고 양국 관계 정상화가 이제 궤도에 오른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기시다 총리와의 우의와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한층 더 깊어진 양국 간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우리 두 정상은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 나아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공동취재단

이어 기시다 일본 총리가 마이크를 잡았다.

“윤석열 대통령님,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 오늘 이렇게 3월에 윤 대통령을 도쿄에서 맞이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곳 서울을 방문하여 셔틀 외교를 본격화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일본 총리로서 12년 만에 양자 방문에 즈음하여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려 수단에서 일본 국민들이 대피할 때 목숨이 위태로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국이 큰 도움을 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3월에 윤 대통령께서 나타내신 결단력과 행동력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고자 합니다. 일한관계의 강화를 원하는 강한 마음을 저도 공유하고 있으며, 이번에 윤 대통령과 연대하고, 또 G7 정상회의를 향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누고자 이렇게 조기에 방한을 결정하였습니다.

지난 3월 회담에서 양 정상이 제시한 방향성에 따라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이 이 두 달 사이에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경제면에서는 지난 2일 인천에서 재무장관회담이 7년 만에 개최돼 재무 대화를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금융, 관광, 문화예술에 이르기끼지 폭넓은 분야에서 대화가 가동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출 통제 당국 간 대화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서 그 결과 일본 정부로서 한국을 그룹A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또한 새로 출범한 경제안보협의회 첫 번째 회의가 지난 3일에 양국의 국가안보 당국의 장 사이에서 실시됐으며, 공급망의 견고화 등에서 연대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외무, 방위 당국에 의한 안보 대화도 5년 만에 재개됐습니다. 일한중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의장국인 한국의 추진 방안을 지지한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민간, 특히 경제계 교류도 힘있게 부활하고 있습니다. 의원 간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양국의 미래세대 간 교류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한국과 제네시스 프로그램의 대면 교류를 전면적으로 재개하고, 교류 인원수를 작년도 대비 2배로 늘릴 방침을 결정하여 윤 대통령께 공유드렸습니다.

일한 양국 사이에 지속적으로 성의 있는 소통을 희망하는 분야 중 하나가 알프스(ALPS) 처리수입니다. 일본은 IAEA의 리뷰를 받으면서 높은 투명성을 가지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성의 있는 설명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만 한국 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은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 분들이 이 사안에 대해 이해해 주실 수 있도록 이번 달에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 현장시찰단의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의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과 해양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을 말씀드립니다.

 

▲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외가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지난 3월 윤 대통령께서 방일하셨을 때, 저는 1998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하여 역사 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윤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 6일에 발표된 조치에 관한 한국 정부에 의한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을 열어주신 데 대해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도 당시에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일한 양국 간에는 수많은 역사와 경우가 있습니다만,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의 저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정세를 보더라도 양국 간 협력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윤 대통령의 앞선 국빈 방미 성공에 대해 축하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지고, 또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일미동맹, 한미동맹, 일한 그리고 일한미의 안보협력을 통해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에 대해서 의견이 일치함을 확인하였습니다.

작년 11월에 일한미 정상회의에서 합의한 북한 미사일 데이터의 실시간 공유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전되어 있음을 환영하였습니다. 그리고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 일한미 정상회의를 개최하여 더욱 논의를 심화시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북한과의 대화의 창은 열려 있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리고 납치 문제에 대해서 윤 대통령께서 다시 한번 강한 지지를 표명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셔틀 외교는 계속됩니다. 보름 후에는 히로시마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늘은 G7 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도 의제로 삼게 될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하여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함께 찾아 참배하기로 윤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하였습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3월에 큰 한 걸음을 내디딘 일한관계 개선의 움직임이 본궤도에 오른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다음은 히로시마에서, 그 이후에는 국제사회의 장을 포함해서 윤 대통령과 자주 만나서 신뢰 관계를 심화시키면서면 일한관계 강화의 기운을 확실한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자 합니다.”

 

▲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내외가 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한·미·일 안보협력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워싱턴 선언은 일단 한국과 미국의 양자 간의 베이스로 합의된 내용이지만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는 않는다”면서 “저희 입장에서는 한미간 워싱턴 선언이 완결된 것이 아니고 계속 논의를 하고 공동기획, 공동실행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채워 나가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먼저 이것이 궤도에 오르면 또 일본도 미국과 관계에서 준비가 되면 이건 언제든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한국 전문가 현장 방문 합의에 대해 “이웃 국가인 한국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기시다 총리가) 약속을 하셨고, 그러한 차원에서 이러한 현장 시찰에 대한, 전문가들의 현장 시찰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과거사 인식과 관련한 질문에 “1998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 그리고 이 정부의 이러한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다고 말씀드렸다”고 재확인했다.

 

▲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7일 오후 북한산 진관사를 찾아 다도 체험과 법고무 관람 등 친교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강제 징용자 배상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정책 변경 우려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강제징용 해법에 대한 정부의 방침이 바뀔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바뀌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리겠다. 우리 해법은 1965년 청구권 협정과 또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열다섯 분의 승소자 중에 열 분이 판결금을 수령한 상태이고 정부는 남은 분들에 대해서도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하고 충분한 소통을 해가면서 해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이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가 오늘도 모두 발언에서 말씀을 드렸지만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고 해서 이런 현안과 미래 협력을 위해 한 발짝도 발걸음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는 그런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지금 한국과 일본은 동북아의 엄중한 안보 상황에 직면해 있고, 또 기시다 총리님과 저희가 서로 공유하는 생각입니다만 지금 중대한 역사적 전환기에 우리가 함께 놓여 있다. 그래서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이 협력해서 양국의 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국제사회에서 공동의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양국이 앞으로 미래를 향한 협력과 교류를 확대해 나갈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식 환영식 △방명록 서명 및 기념촬영 △소인수 회담 △확대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뒤 자리를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옮겨 김건희 여사, 기시다 유코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만찬을 갖고 우정과 신뢰를 쌓았다.

 

▲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7일 오후 북한산 진관사를 찾아 다도 체험과 법고무 관람 등 친교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먼저 “55년 전 외빈을 맞이하는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지어졌던 곳”이라고 관저를 소개하면서, 전국에서 엄선한 최우수 농수축임산물로 요리한 전통한식을 기시다 총리 부부에게 대접했다.

이날 만찬에서 양 정상은 한·일 양국 문화와 스포츠 등 상호 관심사를 공유하고 환담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에게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도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좋은 말씀을 기대한다”고 제안했으며, 윤 대통령은 “그렇게 준비하겠다”고 반갑게 화답했다.

히로시마 출신인 기시다 총리 부부는 이날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유코 여사가 함께 관람한 북한산 진관사 수륙재 의식을 진행했던 동희 스님이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희생자 등을 위해 히로시마에 여러 차례 다녀간 인연과 관련해 환담을 나눴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은 전했다.

이날 메뉴로는 구절판과 탕평채 등 한식요리를 비롯해 속리산 능이와 표고버섯 등이 들어간 잡채, 횡성산 한우로 요리한 갈비찜과 불고기가 양국 정상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또한 목포산 민어로 만든 민어전과 충남 태안산 대하찜이 나왔다. 반주로는 한국산 청주 가운데 최고로 손꼽히는 경주 법주가 선보였다. 후식으로는 개성약과, 제주산 망고와 수박, 식혜 등이 제공됐다. 산책을 겸한 이날 만찬은 오후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며 양국 정상 내외는 지난 3월 첫 만남에 이어 우정을 확인하고 오는 19일 히로시마에서 재회를 약속했다.
 

* 필자 소개 *

▲ 남궁창성 기자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동안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지난해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 서비스를 통해 용산 대통령실 국정을 주제로 전국의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