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홀인원·교통사고’로 편취…보험설계사 50여 명 적발

홀인원 축하금 관련 ‘가짜 영수증’ 제출
고의로 교통사고 내…보험금 편취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최근 보험대리점(GA)과 생명보험사를 조사하고, 34개 GA 및 생명보험사의 전·현직 보험 설계사 50여 명에 대해 등록 취소 또는 업무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 픽사베이

금융감독원이 보험 상품의 허점을 악용해 사기를 저지른 50여 명의 보험 설계사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들 보험 설계사는 일명 '홀인원 보험'을 이용해 축하금을 가로채고, 교통사고로 위장해 허위 진단서를 제출해 보험금을 편취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과 보험영업검사실, 생명보험검사국은 최근 보험대리점(GA)과 생명보험사를 전수 조사하고, 34개 GA 및 생명보험사의 전·현직 보험 설계사 50여 명에 대해 등록 취소 또는 업무정지 등의 징계를 내렸다.

이번 금감원 검사에서는 한 번의 티샷으로 볼을 홀컵에 넣는 홀인원과 관련한 보험 사기가 다수 적발됐다. 삼성화재의 한 보험 설계사는 홀인원 축하 비용을 신용카드로 결제한 후 취소한 후, 이 비용을 지출한 것처럼 가짜 카드 영수증을 제출해 보험금 500만원을 타냈다. 현대해상과 드림라이프 보험대리점의 보험 설계사들, 유퍼스트보험마케팅 보험대리점과 인슈코아 소속이었던 보험 설계사들도 동일한 수법으로 홀인원 보험 사기를 쳤다가 금감원에 적발됐다.

홀인원 보험은 보험에 가입한 골퍼가 홀인원 샷에 성공하면 기념품 구입, 축하 만찬, 축하 라운드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상해 주는 특약 보험으로 가입비가 저렴해 이미 수십만 명이 가입해있다.

또한 교통사고 위장과 허위 진단서 등을 만들어 보험금을 편취한 보험 설계사들도 금감원에 들통이 났다. 에즈금융서비스 보험대리점 소속이었던 한 보험 설계사는 2019년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위장한 뒤 사고로 신고해 보험금 2000여만원을 타냈다. 신한라이프 소속 한 보험 설계사는 2015년 스키장에서 고의로 다치고 우연히 사고가 난 것처럼 꾸며내 보험금 2100만원을 가로챘다. 한국지에이금융서비스 보험대리점 소속이었던 한 보험 설계사는 2020년 아들이 차를 몰다가 횡단보도 차량 진입 방지턱을 들이받아 발생한 사고를 익산-포항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피해라고 거짓 진술해 보험금을 받아냈다.

한 삼성생명 보험 설계사는 2018년 입원 치료를 받지 않았음에도 한방병원에서 거짓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을 받았다. 삼성화재 소속의 한 보험 설계사도 한 한의원에서 선결제한 마사지를 받았지만 다른 병원에서 충격파 복합 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받아 보험금 500여만원을 가로챘다.

이 밖에도 보험 설계사들은 실적을 끌어올리고자 고객에 특별 이익을 제공하거나 보험 계약의 체결 및 모집에 관한 금지 규정을 어겨 징계를 받았다. 교보생명 한 보험 설계사는 2021년 보험 계약을 하면서 계약자에게 계좌 송금 방식으로 135만원의 특별 이익을 제공했다. 한화생명 한 보험설계사는 2017년 보험 계약을 모집하면서 계약자의 청약서에 대신 서명하기도 했다.

글로벌금융판매 보험대리점은 특별이익 제공 금지 위반으로 과태료 620만원을 부과 받았다. 케이지에이에셋과 지에이 코리아는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한 금지 행위 위반으로 과태료 1140만원과 과태료 210만원을 각각 부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