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1019조원… 저소득군 연체율 3년 내 최고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2023. 5. 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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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하위 30% 자영업자 연체율…1.2%
저소득 자영업자 비은행권 대출…약 72조원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현재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정부의 각종 금융 지원에도 우리나라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시기 이전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호금융·대부업체 등 비은행권 중·고금리 대출을 크게 늘려왔던 터라 제2금융권이 '자영업자 발(發)' 건전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현재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3분기(1014조2000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684조9000억원) 대비 48.9% 확대된 수치다. 한은은 자체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약 100만 대출자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사업자 대출 보유자를 자영업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가계대출과 개인 사업자 대출을 합해 분석한 후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전체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지난해 3분기 0.19%에서 4분기에는 0.26%로 3개월 사이 0.07%포인트(p)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 0.29%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치다. 소득별로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지난해 3분기 0.7%에서 4분기 1.2%로 0.5%p 상승했다. 이 역시 코로나 사태 발생 전인 2019년 4분기(1.3%) 이후 3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같은 기간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0.7%)도 2020년 2분기(0.7%) 이후 2년6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1.3%)은 1년 전인 2021년 4분기(1.3%)와 동일했다. 지난해 1분기(1.1%) 이후 상승세에 있지만, 그 속도가 저·고소득층과 비교해 빠르진 않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간 연체율이 가장 가파르게 오른 저소득 자영업자군은 대출 규모도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다. 저소득층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019년 4분기 70조8000억원에서 2022년 4분기 119조9000억원으로 69.4%나 불었다. 같은 기간 중소득층(64.7%·112조9000억원→186조원)이나 고소득층(42.4%·501조2000억원→713조9000억원)과 비교해 가파르게 확대됐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중소득 자영업자의 지난해 4분기 대출 잔액은 3분기보다 0.9% 줄어 2018년 3분기(-0.7%) 이후 4년 3개월 만에 첫 감소를 기록한 데 반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은 각 0.8%, 0.9% 늘어 역대 최대 대출액을 갱신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비은행 2금융권 대출 규모가 눈에 띄게 확대됐다. 2019년 4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3년간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은 45.8%(49조3000억원→71조9000억원) 늘었다. 그동안 상호금융 대출 규모도 2.3배(16조1000억원→37조1000억원) 증가했다. 중소득층(87.8%·32조8000억원→61조6000억원), 고소득층(76.5%·116조8000억원→206조2000억원)보다 증가율이 현저하게 높았다.

저소득층 대출은 보험사에서도 2.1배(8000억원→1조7000억원)로 올랐고,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털 등)에서는 57.9%(1조9000억원→3조원) 증가했다. 두 증가율 수치 모두 중·고소득자를 크게 웃돈다.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 기관의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액 역시 같은 기간 1조2000억원에서 2.92배 늘어난 3조5000억원까지 치솟았다.

금융권에선 3년 넘게 원금과 이자 상환이 미뤄진 저소득층 자영업자 대부분이 금융 지원을 받은 경우라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은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유예했다. 지원은 당초 지원 기한은 2020년 9월이었지만,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며 지원 종료 시점이 5차례 연장된 바 있다. 이에 코로나19 종료에 따른 해당 대출금 회수 과정에서 자영업자는 물론 금융권의 대규모 대출부실이 현실화할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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