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체중 감량에 공 700개 보기"…돌아온 '잠실 빅보이' 이재원, 독하게 마음 먹었다

서장원 기자 2023. 5. 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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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거포 유망주…염경엽 감독 요청에 군입대 미뤄
선구안 향상 중점…2군 5경기서 홈런 3방 때리고 1군 콜업
LG 이재원. 2022.10.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돌아온 '잠실 빅보이' 이재원(24·LG 트윈스)이 칼을 갈았다.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동안 체중 감량 포함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고, 그동안 터지지 않았던 잠재력을 올해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이재원은 입단 때부터 장차 LG 중심 타선을 책임질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2021시즌 1군 62경기에 출전해 홈런 5개를 터뜨려 가능성을 보인 이재원은 지난 시즌엔 85경기에서 13개의 아치를 그리며 LG에 없던 우타 거포의 탄생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장타력에 비해 떨어지는 정확성이 큰 약점으로 부각됐다. 지난해에도 타율이 0.224에 머물렀다. 볼넷 18개를 얻는 동안 삼진을 77개나 기록했다. 확고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당초 이재원은 지난 시즌 종료 후 군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의 요청으로 군입대를 미뤘다. 염 감독은 잠실에서도 홈런을 펑펑 때릴 수 있는 이재원의 기량을 눈여겨봤고, 약점을 보완해 완성형 거포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렇게 이재원은 누구보다 열심히 새 시즌 준비를 했는데, 부상에 발목 잡혔다.

스프링 캠프에서 옆구리 부상을 당한 데 이어 복귀 후에도 3차례 시범 경기를 소화하고 부상이 재발해 빠졌다. 정밀 검진 결과 옆구리 미세 손상이 발견되면서 개막 엔트리 승선이 불발됐다.

그렇게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고, 지난 6일에서야 1군에 등록됐다.

염 감독은 부상 회복 중인 이재원에게 숙제를 냈다. 피칭 머신에서 나오는 공을 지켜보면서 선구안을 기르는 훈련을 지시했다. 그렇게 이재원은 매일 700개 가까운 공을 지켜보면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힘썼다. 강속구 위주로 지켜보되 가끔 변화구도 섞어 상대 투수들의 결정구에 대처하는 능력도 길렀다.

훈련 효과는 실전에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부터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이재원은 5경기에서 안타 4개를 때렸는데, 그 중 3개가 홈런이었다. 무엇보다 볼넷 3개를 얻는 동안 삼진을 단 1개도 당하지 않은 게 고무적이었다.

LG 이재원(오른쪽)이 7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훈련 도중 이호준 타격코치(왼쪽)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News1 서장원 기자

7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이재원은 "처음에는 훈련 스케줄을 받았을 때 '이게 될까' 싶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되더라. 이제는 루틴이 됐다"면서 "타석에서 공을 보면서 칠 타이밍을 맞춘다. 투수들의 공을 기계의 빠른 볼로 보니 적응이 빨리 되는 것 같다. 700개를 보는 데 2시간 반 정도 걸렸다"고 훈련 과정을 설명했다.

이전과 다르게 조금씩 변화해가는 모습에 자신감도 생기고 있다. 이재원은 "하나 하나 맞춰가는 단계다. 긍정적으로 올라가는 느낌을 받고 있다. 아직 다 좋아진 것이 아니지만 꾸준히 발전하는 것 같아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그간 타석에서 잘 풀리지 않을 때 타격폼 수정을 통해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오히려 방향을 찾지 못하고 더 헤매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염 감독도 "(이)재원이에게 더 이상 타격폼을 수정하지 말라고 했다. 이제는 자신만의 야구를 정립해야할 시기다. 한 타격폼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원도 "지난 겨울부터 똑같이 준비했다. 그러다보니 무언가 퍼즐처럼 맞춰지는 느낌이고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타격폼에 관한 얘기보다 그대로 쭉 나아가라고 믿음을 주셨다. 그런 부분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이재원은 훈련과 동시에 5㎏ 체중 감량도 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새출발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재원은 "체중 감량은, 부상이나 부진 탓은 아니다. 그냥 살을 빼서 가벼운 느낌으로 팀에 합류하고 싶었다. 그게 경기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 6회초 1사 상황 때 LG 이재원이 홈런을 날린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2022.7.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염 감독은 향후 일주일 간 이재원을 대타로만 기용하면서 1군 적응 시간을 줄 계획이다. LG 야수진이 워낙 탄탄해 빈 틈이 없기 때문에 이재원이 주어진 기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재원은 "2군에서는 준비한대로 잘 이뤄졌지만 결국 메인은 1군이다. 1군에서 잘해야 한다. 야구장 안팎에서 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너무 감사하다. 그에 부응하기 위해 야구를 더 잘해야한다는 생각 뿐이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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