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포리자 원전 인근 대피령…IAEA “사고시 심각한 위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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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치명적인 사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당국은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는 지난해 3월 이곳을 점령했고 8월부터는 군사 기지로 사용하면서 원전을 운영 중이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주변의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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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시 300만명 사망, 5100만명 피폭 추산
러시아 여권 소지자 대피로 혼란 발생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가 치명적인 사고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이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 당국은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반전 공세가 다가오면서 원전의 안전을 둘러싼 불안감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실제 사고로 이어질 경우 수백만명이 사망하는 대형 재난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자포리자 원전에 대해 “매우 실제적인 안전 및 보안 위험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심각한 원전 사고의 위협과 인구 및 환경에 대한 영향을 막기 위해 지금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1년 넘게 이 원전에 대해 걱정해왔다. 불행히도 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징후는 없다”면서 “자포리자 원전 내 원자로가 현재 전기를 생산하고 있지는 않아도 핵 물질은 여전히 적재돼 있다”고 우려했다.
원자로 6기를 갖춘 자포리자 원전은 연간 약 3만기가와트시(GWh)를 생산하는 유럽 최대 원전으로 체르노빌 원전의 2배 규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는 지난해 3월 이곳을 점령했고 8월부터는 군사 기지로 사용하면서 원전을 운영 중이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실제 자포리자 원전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3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5100만명이 방사능 낙진으로 피폭될 것으로 예상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50여명이 사망하고 10만명의 주민이 대피한 것과 비교하면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지난 3월 자포리자 원전을 방문한 바 있는 그로시 사무총장은 “현장의 전문가 들이 정기적으로 포격 소리를 계속 듣고 있다”면서 원전 주변의 군사적 행동에 따른 대재앙 가능성을 경고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군은 자포리자 방면으로 대반격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주변의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군 총참모부는 주민들이 러시아군이 점령하고 있는 아조프 해안 인근 도시인 베르디안스크와 프리모르스크로 대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은 합병 선언 이후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한 사람들을 골라 대피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포리자주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당시 “지난 며칠간 적군은 최전선에 가까운 도시에 대한 포격을 강화했다”면서 “따라서 나는 모든 어린이와 부모, 노인, 장애인, 병원 환자를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포리자 원전 근처에서 실제 우크라이나 측 공격이 있었는지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다. 다만 대피령 탓에 공포에 질린 다수 주민이 주말 내 대피에 나서면서 자포리자주 여러 곳에서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우크라이나의 멜리토폴 망명 시장인 이반 페도로우는 대피 차량 수천 대가 한꺼번에 떠나면서 도시를 빠져나가려면 5시간이 걸렸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전했다. 페도로우 시장은 당시 상황이 “말도 안 되는 공황 상태였다”면서 사재기 때문에 해당 지역의 상품과 의약품이 동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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