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경 이민자 보호소 또 인명 사고... 차량 돌진에 7명 사망

이유진 2023. 5. 8.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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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남쪽 국경도시인 브라운스빌의 한 이민자 보호소 부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버스 정류장을 들이받아 7명이 사망하고 최소 10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보호소는 브라운스빌의 유일한 야간 쉼터로, 연방 구금시설에서 풀려난 이민자들이 주거지를 마련할 때까지 머물 곳을 제공하는 임시 수용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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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무시한 SUV가 버스 정류장 들이받아
사고 원인 불명..."이민자 혐오일 가능성도"
7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버스 정류장으로 돌진해 최소 7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사진은 해당 충돌로 찌그러진 SUV의 모습이다. 브라운스빌=AP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남쪽 국경도시인 브라운스빌의 한 이민자 보호소 부근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버스 정류장을 들이받아 7명이 사망하고 최소 10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찰은 단순 사고인지 고의적인 범행인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쯤 한 SUV가 신호를 무시하고 이민자 보호소인 ‘비숍 엔리케 산페드로 오자남 센터’ 앞 시내버스 정류장으로 돌진하면서 이 같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피해자들은 길가 연석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대부분 베네수엘라 국적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사고 직후 체포돼 구금됐으나 사고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브라운스빌의 마틴 산도발 조사관은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였을 수 있고 단순 사고이거나 의도적 행동일 가능성도 있다”며 “현재까진 (피의자가) 조사에 비협조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 및 적대감에서 비롯된 의도적 범행일 가능성도 있다. 산도발 조사관은 지역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사고는 고의적인 행동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빅터 맬더나도 이민자 보호소장도 “사고 이후 두 사람이 찾아와 '이런 일이 일어난 건 너희(이민자 보호소) 때문'이라고 정문 경비원에게 위협적으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AP는 사건 발생 지역인 브라운스빌에 대해 “‘42호 정책(Title 42)’ 폐지를 앞두고 우려가 쏠리는 거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2020년 3월 이후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이유로 불법 입국한 이민 신청자를 즉각 추방하는 42호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이달 11일부터는 이민 신청 및 심사 기간엔 미국 체류를 허용하는 종전 ‘8호 정책’으로 돌아간다. 이에 따라 매일 1만 명의 이민자가 미국으로의 월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 접경지인 브라운스빌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는 상태다.

이번 사고가 일어난 보호소는 브라운스빌의 유일한 야간 쉼터로, 연방 구금시설에서 풀려난 이민자들이 주거지를 마련할 때까지 머물 곳을 제공하는 임시 수용시설이다. 맬더나도 소장은 최근 몇 주간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이 급증해 시에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며 “지난 두 달 동안 (보호소에서) 하루에 250∼380명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유진 기자 iyz@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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