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예능, 많은사람·긴 시간 필요없어… 지상파 뒤집은 원동력”

박세희 기자 2023. 5. 8. 09: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래퍼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차쥐뿔), '조현아의 목요일밤', 가수 뱀뱀의 '뱀집', 개그맨 이용진·이진호의 '용진호건강원'까지.

재작년 KBS를 나와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나선 그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의 판은 완전히 유튜브로 넘어왔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예능 프로그램 플랫폼이 지상파에서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완전히 바뀌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KBS 흥행보증수표서 콘텐츠 제작자로… 김광수 PD
스타와 술자리 가지는 ‘차쥐뿔’
25개 영상 중 ‘1000만뷰’ 9개
댓글로 바로바로 오는 피드백
시청자 요구사항 빠르게 파악
“제약없어 다양한 시도 가능해”
유튜브 예능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한 방탄소년단 진(왼쪽 사진)과 ‘용진호건강원’의 태양(가운데), ‘조현아의 목요일밤’에 출연한 수지 모습. 유튜브 캡처

래퍼 이영지의 ‘차린건 쥐뿔도 없지만’(차쥐뿔), ‘조현아의 목요일밤’, 가수 뱀뱀의 ‘뱀집’, 개그맨 이용진·이진호의 ‘용진호건강원’까지. 요즘 최고 인기를 끌고 있는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들의 뒤엔 그가 있다. ‘해피투게더’로 KBS 예능의 전성기를 이끌던 김광수(사진) PD다. 재작년 KBS를 나와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나선 그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의 판은 완전히 유튜브로 넘어왔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쿵월드 사무실에서 만난 김 PD는 KBS 재직 시절 유재석, 박명수 등이 출연한 ‘해피투게더2·3’와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을 연출했다. 예능센터 CP(책임프로듀서)까지 지내다 재작년 회사를 나와 유튜브 예능 콘텐츠 제작에 나섰고,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영지가 본인의 집으로 스타들을 초대해 함께 술을 마시며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콘셉트의 ‘차쥐뿔’은 지금까지 올라온 25개 영상 중 조회수 1000만 뷰를 넘긴 것만 9개에 달하고, 방탄소년단(BTS) 진과 블랙핑크 지수 등이 출연하며 큰 화제를 낳았다.

그는 성공 요인으로 토크쇼 제작의 정석에 ‘유튜브스러움’을 가미한 것을 꼽았다. “‘해피투게더’와 ‘스케치북’ 등 공중파에서 배운 제작 노하우에 유튜브스러움을 합치려 했어요. 그 결과 유튜브에 맞게 잘 이식된 것 같습니다.”

‘유튜브스러움’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관심을 끄는 콘텐츠의 본질은 어느 플랫폼이나 같습니다. 다만 유튜브는 시청자와 더 가까이 있는 느낌을 주는 게 특징인데요. 한 예로 유튜브 콘텐츠에선 풀샷을 잘 안 씁니다. 인물을 화면 가까이 바짝 찍어 시청자와의 거리를 좁히는 거예요. 여기에 더해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는 단어, 좋아하는 어투로 센스 있게 자막을 잘 달아야죠.”

요즘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방송사들의 대표 예능들을 보면 SBS ‘미운우리새끼’는 약 14%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고 KBS ‘1박 2일’, MBC ‘나혼자산다’는 각각 약 9%, 8%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젊은층의 경우 예능 프로그램 플랫폼이 지상파에서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완전히 바뀌었다.

왜일까. 김 PD는 유튜브에는 제약이 없다는 점과 빠른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지상파 방송과 달리 유튜브에는 큰 제약이 없어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공중파에선 술을 먹는 토크쇼가 불가능하겠죠. 또 유튜브 프로그램은 제작과 촬영, 방송에 많은 사람과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덩치가 작기에 마음만 먹으면 한두 달 안에도 새 프로그램 론칭이 가능하죠.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에 발맞추고 이끌어 나가는 속도가 가능한 거죠.”

또 하나 김 PD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댓글’이다. “댓글을 달 수 있다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댓글을 보면 시청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알 수 있어요. 피드백이 그만큼 빨리빨리 오는 거죠. 댓글에 또 댓글이 달리면서 댓글창 전체가 하나의 소통의 장, 공론의 장이 되기도 합니다.”

김 PD는 “안타깝지만 이제 예능은 유튜브로, 드라마는 OTT로 넘어왔다”고 했다. “콘텐츠 플랫폼의 구조가 완전히 바뀌고 있어요. 방송사에는 위기, 콘텐츠 제작자들에겐 기회가 될 겁니다. 경기는 불황이지만 콘텐츠 업계엔 불황이 없어요. 경기가 나빠도 재미있는 콘텐츠는 보게 마련이니까요.”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