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소통 vs 악플노출… ‘양날의 검’ 스타 라방

안진용 기자 입력 2023. 5. 8. 09:11 수정 2023. 5. 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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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팬덤' 시장이다.

◇악플의 창구 = 스타들은 라방을 진행하며 실시간 소통을 위해 채팅창을 활성화시킨다.

한 중견 가요기획사 대표는 "라방에 팬들만 오는 것이 아니다. 포털 사이트 연예 기사에 댓글을 달 수 없게 되자 라방에 찾아와 악플을 퍼붓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팬들과의 소통을 원하지만 감정을 자제하고 순발력을 보여야 하는 라방을 부담스러워하는 스타도 적잖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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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창 활성화… 누구나 참여
자연스러운 이미지 부각 기회
실수땐 안티팬 타깃될 가능성
강 다니엘·미주 등 곤혹 치러
방탄소년단 정국이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K-팝은 ‘팬덤’ 시장이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지지층에 몰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팬과의 소통은 필수다. 그중 SNS 플랫폼 기반의 라이브 방송(라방)은 스타와 팬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기에 선호도가 높다. 하지만 편집 없이 진행되는 라방의 속성상 불필요한 언행으로 구설에 휘말리거나 악플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부작용도 적잖다.

◇‘양날의 칼’ = 지난 2월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새벽 라방을 켰다. 그는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통해 ‘잘 지내셨습니까’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시작했고 4시간가량 진행된 라방에 약 1630만 명이 접속했다. BTS의 또 다른 멤버 제이홉도 지난달 14일 군입대를 앞두고 라방을 진행했다. 그는 짧게 자른 머리칼을 공개하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글로벌 스타의 라방에 팬덤은 열광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엔 온도 차가 존재했다. 제이홉은 군입대 인사를 위해 라방을 켠 반면, 정국은 “회사와 상의 없이 방송을 켰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정국은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히며 연신 맥주를 들이켰고 채팅창엔 “그만 마시라”는 팬들의 당부가 이어졌다. 동경하는 스타와의 소통이 반갑지만 불필요한 언행이 도마 위에 오를까 우려하는 눈치였다. 소속사 하이브 관계자는 “정국의 라방은 사전에 협의된 것이 아니었다”며 “라방 소식에 관계자들이 모니터링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과거 팬레터, SNS 댓글 소통을 거쳐 영상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라방은 대세 소통의 창구로 자리매김했다.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통제된 삶을 살던 K-팝 스타들에겐 일종의 탈출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과거 그룹 워너원이 라방 도중 부적절한 발언을 해 사과하고, 그룹 갓세븐 출신 JB가 벽에 붙은 외설적 사진으로 도마 위에 오르는 등 “라방이 오히려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악플의 창구 = 스타들은 라방을 진행하며 실시간 소통을 위해 채팅창을 활성화시킨다. 그런데 여기에 여과 없이 올라오는 악플과 욕설은 스타들에게 적잖은 상처를 안긴다. 걸그룹 러블리즈 출신 미주는 지난달 SNS 라방을 진행하다 분노를 터뜨렸다. 한 악플러의 지속적인 악플 세례에 “왜 (라방을) 보고 있는지 들어보고 싶다. 나가면 되잖아”라고 정색했다. 강 다니엘 역시 음식을 먹으며 라방을 진행하다 “먹는 소리 듣기 싫다”는 악플에 “저도 사람인데 먹고 살아야지.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중견 가요기획사 대표는 “라방에 팬들만 오는 것이 아니다. 포털 사이트 연예 기사에 댓글을 달 수 없게 되자 라방에 찾아와 악플을 퍼붓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팬들과의 소통을 원하지만 감정을 자제하고 순발력을 보여야 하는 라방을 부담스러워하는 스타도 적잖다”고 말했다.

지난달 보이그룹 아스트로 멤버 문빈의 사망 후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K-팝 스타들이 엄격한 통제 속에 생활하고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며 “온라인 악플에도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업계가 스타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악플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라방이 새로운 악플 창구로 등장하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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