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52일 만에 만난 한일정상...어떤 얘기 오갔나?
■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오태헌 교수 경희사이버대학 일본학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12년 만에 재개된 한일 셔틀외교. 1박 2일간의 짧은 일정 동안 많은 의제들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 확인해보겠습니다.
경희사이버대학 일본학과 오태헌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어제 정상회담 결과 지켜보셨을 텐데.
[오태헌]
저도 지켜봤습니다.
[앵커]
저도 어제 하루종일 뉴스를 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이번 한일 정상회담, 의미 있는 포인트에 대해서 얘기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오태헌]
일단 우리가 원했던 바가 사실은 완전히 다 채워지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은 일단 들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그동안 정말 얼어붙어 있었던 한일 간의 관계를 다소 완화시키고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런 측면에서는 온전한 한일 간의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데 한 8부 능선은 넘은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여러 가지 문제들이 남아있긴 합니다마는 그동안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자리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앵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사안을 두고 그런 생각이 드셨는지 얘기를 하나하나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과거사 관련해서 기시다 총리가 어떤 발언을 할까, 이거 그전부터 상당히 관심이 높았잖아요. 일단 어제 발언 듣고 어떻게 평가하셨는지.
[오태헌]
일단 저는 발언이 안 나올 것으로 생각을 했거든요. 그러니까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이전에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기시다 총리가 했던 말처럼 과거의 역대 정권들의 견해를 계승하는 정도의 언급에서 그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조금은 진일보된 발언을 했다고 볼 수 있어요. 아무래도 과거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신 분들을 생각하면서 조금은 가슴이 아프다라는 표현을 했다라는 것은 조금 의외였고, 사실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일단 윤 대통령이 어떻게 보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상당한, 한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많은 것을 내주는 그런 입장에서의 접근이었잖아요. 어떻게든지 경색된 관계를 풀어보자라는, 먼저 손을 내밀었던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안 잡을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는 뭔가 발언을 해야 되는데 그것이 사죄나 반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나온 궁여지책 발언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또 거기다가 덧붙여서 기자단 회의에서는 기자의 질문에 어디까지나 본인의 생각이다라는 표현을 또 했잖아요. 그렇게 제한적인 의견이다라는 말을 덧붙인 것을 보면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했다. 그런 느낌이 좀 들었습니다.
[앵커]
일단 기시다 총리의 발언을 정리해 보면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포함해서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한다는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이건 3월에 나왔던 발언과 같은 발언인 거죠?
[오태헌]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했던 것 같아요, 그거는.
[앵커]
그런데 여기서 평가를 해 주신 부분이 이런 얘기를 한 거예요. 당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일하게 된 많은 분들이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런데 이건 개인적인 입장이다, 이런 첨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정부에서 이렇게 내민 손을 잡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일본 내부의 정치적인 분위기 이런 것들을 고려한 것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더라고요. 어떤 부분을 고려해 가면서 이런 발언을 생각했을지, 어떻게 보세요?
[오태헌]
아무래도 일본 국내의 정치적인 배경을 무시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과거에 돌이켜 보면 사실은 1993년 고노 담화, 그다음에 95년의 무라야마 담화에 이은 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이어지는 정말 90년대가 사실은 어떻게 보면 일본의 반성이 계속 이어지던 그런 시점이거든요. 그것을 계속해서 이어가지 못했다는 일본의 실책이 좀 있습니다. 그런 것들도 있지만 반면 또 일본 내에서 한국에 대한 정치적인 견해라든지 이런 것들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일본 정치인들이 상당히 많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전혀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한국을 또 어떻게 보면, 원래 당초에는 올 6월이나 7월 정도에 방한이 예정되어 있었잖아요. 그게 아프리카를 가는 상황에서 조금 더 빨리 실현이 됐는데, 한국을 오는 것들이. 그러다 보니까 준비 과정이 부족했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조급하게 만들어진 문장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이 발언을 들으면서 이것도 궁금했어요. 이거 강제징용을 인정한 건가?
[오태헌]
그거는 아닌 것 같아요.
[앵커]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죠?
[오태헌]
기자단 회의에서도 기자의 질문이 있었잖아요. 이게 가슴 아프다가 과거에 대한 부분들이 강제징용에 대한 말씀이십니까라고 되물었잖아요. 그런데 그건 아니다라는 표현을 했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도 역시 모호하게 그 자리를 넘어가기 위한 그런 답변처럼 들렸어요.
[앵커]
저희 기자의 보도를 보더라도 강제징용과 관련해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는 부분을 얘기를 하고 있는 건데 앞으로 이 부분과 관련해서 논의가 아니면 입장의 변화가 있을지 이것도 지켜봐야겠고요.
이제 G7 정상회의가 있지 않습니까. 윤석열 대통령도 이때 일본을 방문하는데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과 함께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그리고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세요?
[오태헌]
관점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고 또 조금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국인들의 원폭 피해자들 위령비를 양국 정상이 가서 방문을 한다라는 큰 의미는 있지만 한편으로 잘못 보면 또 이게 일본이 자칫 피해자인 것을 우리가 같이 동조하는 그런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관점에 따라서는. 그래서 그건 좀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앵커]
과거 일본이 핵 공격을 받은 게 이전에 있었던 침략으로 인한 것인데 일본이 핵 공격의 피해자다, 이 부분만 부각하는 데 우리가 같이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실제로 나오고 있는 상황인 거죠?
[오태헌]
있을 것 같아요. 있을 수도 있고.
[앵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오태헌]
있다. 긍정적인 부분과 조금 우려가 되는 부분이 좀 동전의 양면이 있는 그런 방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 같은 경우에는 식민지배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원폭 피해자인데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던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 현장에 같이 방문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의미가 있다.
[오태헌]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지금 말씀하신 그런 의미는 상당히 크게 고무적인 방문이다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앵커]
그러면 윤 대통령 어제 발언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양국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발자국도 내디딜 수 없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이런 발언이 있었는데 교수님, 이 부분을 어떻게 들으셨나요?
[오태헌]
이거는 윤 대통령의 신념이다 보니까 사실은 제가 이래저래 언급하기가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다만 이게 양국 과거사가 완전히 정리된다. 이게 저는 우리에게 일본은 어떻게 보면 참 특별한 외국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온전한 과거사의 정리가 가능해질까. 그건 또 정의를 내려보자면 그게 무엇인가라는 것부터 생각을 해야 되거든요. 그것은 쉽지 않습니다. 어렵잖아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고 그런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소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도 없을 거고요.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윤 대통령의 완전히 정리된다? 저는 완전히라는 말이 그건 사실은 글쎄요,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참 힘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과거사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는 것과 한일 간이 미래를 향해서 나가는 것이 같이 가야 맞는 게 아닌가, 그런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앵커]
앞서서 기시다 총리 발언에 대해서 해석해 주셨던 것과도 같은 맥락으로도 보이는데 기시다 총리 같은 경우에 반성이나 사과의 표현이 없었고 그리고 이거 강제징용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는데 또 동시에 미래를 위한 협력에 한걸음 더 나아갔다, 이 부분에 대해서 평가할 만하다, 이런 말씀이시죠? 알겠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또 관심을 끌었던 얘기 중의 하나가 바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된 거였거든요. 이것도 얘기해보겠습니다. 한국 시찰단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해서 현지에 파견하기로 했는데 이게 앞서서 우리 정부에서 요구했던 것을 일본 측에서 수용한 것으로 보면 되겠습니까?
[오태헌]
맥락은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그것은 요구를 했었던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정부 간 협의에 의해서. 그래서 그것을 일본이 받아들였는데 아마도 핵심적인 문제는 보고 오는 것이 큰 의미는 없을 것 같아요.
[앵커]
그냥 현지에 가서 둘러보고 오는 거랑은 문제가 없다?
[오태헌]
그렇죠. 이게 기술적으로 정말 문제가 없는 것인가라는 게 IAEA 보고서도 6월에 나옵니다마는 그것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도 두고 봐야 되겠지만 사실은 시찰?
[앵커]
그러니까요. 시찰단이라는 표현이 있어서.
[오태헌]
어느 정도의 전문가를 구성을 해서 누가 갈 것인가도 큰 문제가 되겠지만 사실은 보고 오는 게 문제가 아니고 기술적으로 정말 거기서 방출되는 물이 정말 우리 국민의 건강을 해치거나 또는 어업인들의 일과 관련된 것에 해가 되는 그런 것이 전혀 없는 것인가를 밝히는 것이 더 우선돼야 되는 부분이다라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찰단이 가더라도, 물론 가는 건 고무적인 일인데 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것들도 지켜봐야 될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부 언론 보도를 보니까 국가안보실 관계자가 단순히 둘러본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 이게 단순 시찰인 거냐, 아니면 실제로 검증 과정에 동참하는 거냐, 들어가는 거냐. 이 부분을 두고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앞으로 누가 가서 뭘 할 것이냐, 이 부분이 어떻게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는지 이걸 중요하게 봐야 되겠군요?
[오태헌]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저희가 잠시 뒤에 또 전문가 인터뷰가 있으니까 이 시간에 또 자세히 이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 가장 많이 강조한 부분이 바로 안보 분야였습니다. 워싱턴 선언,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정상이 발표했던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서 일본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일까요? 이거 해석이 참 중요해보이거든요.
[오태헌]
일단 저도 조금 이것도 역시 준비되지 않은 멘트였던 것 같거든요. 질문이었잖아요. 기자단의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던 말이었거든요. 그 표현을 하시면서도 윤 대통령이 조금 멈칫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대답을 어떻게 해야 될까 궁리를 하시는 그런 느낌도 받았었는데 저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요. 이것은 자칫 이거야말로 한미일이 동북아시아 정세에 있어서 아주 핵과 관련된 결탁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모양새가 그려지면 자칫 중국과 러시아의 이런 연대의 대립적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더 그것이 심화되는 그런 양상으로 내닫을 위험이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은 저 개인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이미 미국과 일본 간에는 그런 양국 간의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우리도 역시 마찬가지로 미국하고 관계에 대해서 양국 간의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 선상에서 조금 더 논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맞지 성급히 일본을 참여시켜서 3국 간에 논의를 한다라든지 이런 모양새는 조금은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될 부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앵커]
워싱턴 선언 같은 경우에는 한미 간에 양자 합의인 거고, 그래서 더 긴밀하다. 이게 정부에서 워싱턴 선언의 의미를 부각할 때 설명했던 부분인데 그러다 보니까 여기에 일본을 배제하지 않는다? 이게 어떤 의미인 거지라는 그런 궁금증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데 좀 더 포괄적으로 보면 한미 그리고 한일 간에 북핵 위협에 대해서 대비하는 과정에서 정보 교류라든가 어떤 협의가 더 포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이런 의미지 않을까, 이런 해석도 가능해 보이는데요.
[오태헌]
그 자체가 조금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보는 거죠. 그것을 과연 중국이나 러시아나, 더 나아가서 북한이나 이런 세력들이 더 대립각을 세우는 그런 모양새로 갈 가능성이 깊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가야 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말씀하셨던 것이 이게 한국과 미국, 일본 사이에 핵을 매개로 해서 관계가 더 긴밀해지는 이런 상황이 자칫 북한, 중국, 러시아와 더 냉전과 같은 구도가 강화되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 거죠?
[오태헌]
저는 그렇게 봅니다. 냉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앵커]
대립되는 그런 양상이 강한 것 아니냐. 그러면 G7 정상회의가 예정이 되어 있고요. 이곳에서 한미일 정상회담도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여기에서 중요하게 논의해야 될 포인트, 우리 정부에서 강조해야 될 부분이 있다면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오태헌]
사실 긴박하게 최근 한 2~3개월 동안 한국과 미국과 일본,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고 미국을 방문하고 또 지금 기시다 총리가 한국을 방문하고 등등. 이 삼국 간에 이루어지는 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이런 상황은 사실은 안보가 배경에 있는 거잖아요. 그것이 없었다면 사실 이게 긴박하게 돌아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한일 간의 셔틀외교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보면 2주 후에 있는 G7 정상회의에서도 굉장히 한미일 간의 회의는 안보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거기에 방점이 찍히지 않을까. 그것이 핵심적인 내용이 될 것이고 논의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거기에 부수적으로 경제적인 협력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따라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제 있었던 한일 간의 정상회담에서 주요한 포인트 짚어봤고요. 그리고 앞으로 G7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의제까지 예상을 해 봤습니다.
관련해서 지금까지 경희사이버대학 일본학과 오태헌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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