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중국경제]3월 반짝 수출실적 착시 효과
한국의 3월 수출은 마이너스 13.6%다. 우리나라처럼 수출로 먹고사는 베트남도 3월 수출이 마이너스다.
중장기 추세를 보면 중국 수출은 지난해 4분기부터 감소세다. 중국 3대 수출품인 전동차나 리튬 배터리 태양광이 갑자기 호조를 보인 것도 아니다.
전동차 배터리 태양광 3월 수출 비중은 달러기준 67.7%다. 하지만 중국 전체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놓고 보면 연초 두 달간 4.9%에서 3월 4.4%로 조금 낮아진 상태다.
특히 중국의 3월 공업기업 수출은 명목 기준으로 마이너스 5.4%다. 제조업구매관리지수(PMI) 중 신규 주문도 2%P 줄어든 50.4%로 수출증가를 설명하기 힘들다.
지난 4일 발표한 4월 ‘차이신 PMI’(제조업구매관리지수)를 봐도 49.5로 경기 부진 상태다. 3월의 50보다 더 떨어진 상태다. 차이신 PMI는 관방 PMI 조사에 비해 중소기업을 많이 포함한 게 특징이다. 그만큼 실물 경기를 잘 반영하는 지수다.
50 이하면 기업 경영환경이 부진하다는 증거다. 수출기업의 경우 주문감소와 매수 부진으로 4월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온다. 2분기 경제 전망도 어둡다는 이야기다.
중국 수출이 늘어난 데는 아세안국가와의 교역 증가 덕이 크다. 3월에만 35%나 늘어난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세안의 무역 특징은 중계무역 위주다. 내수 소비시장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중국산 중간재를 수입해다가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구조다.
베트남에 대한 중국 수출이 38% 늘었지만 정작 베트남의 글로벌 수출은 마이너스 14%인 이유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중국 수출은 24% 늘어난 데 반해 인도네시아의 3월 수출은 마이너스 11.33%다. 중국 수출이 67%나 늘어난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중국발 아세안 컨테이너 화물도 3월에 31%나 감소한 상태다. 특히 가구나 완구 운동용품 신발류 등은 반 토막 난 상태다.
중국의 아세안 수출증가를 뒷받침할 시나리오로는 투자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특히 철강 수출은 51%나 늘어난 102억 달러 규모다. 투자에 수반되는 수출물량이 늘었을 가능성이다.
장기적인 추세를 봐도 중국 수출은 구미 시장 위주에서 아세안 등 우호국으로 바뀌는 추세다.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1년간 미국 유럽 일본에 대한 중국 수출 비중은 43.8%에서 36.9%로 하락세다.
반면 같은 기간 아세안에 대한 수출 비중은 8.9%에서 15.6%로 상승세다. 선진국에 대한 수출 부진을 아세안에 대한 수출로 대체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으로도 3월 수출 급등세를 설명하기 힘들다.
해답은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제 연휴 기저효과에 있다. 통상 춘제가 낀 1-2월 경제지표를 합산해서 발표하는 배경이다. 춘제가 어느 달에 있느냐에 따라 3월과 1분기 실적에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올해 춘제는 1월 22일이다. 20년 만에 가장 이른 춘제다. 따라서 3월 실적이 1분기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4% 정도다.
2022년 춘제는 2월 1이다. 올해보다 늦다. 문제는 작년에는 코로나 여파로 현지에서 설을 쇠기로 한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으니 공장 가동도 앞당겨진 것이다.
문제는 3월 이후 중국 수출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거는 한국 수출에는 빨간 불인 셈이다.
중국 수출은 글로벌 수요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 5일 WTO에서 발표한 에측 보고서를 보면 올해 글로벌 화물무역 증가속도는 지난해 2.6%에서 1.7%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수출의 세계시장 점유율도 더 낮아질 게 분명하다. 원유 등 대종 상품 가격 높아서 비용우세 덕을 봤던 작년과 다르다는 이야기다.
중국 상품 수출 점유율은 2021년 15.0%를 정점으로 지난해 14.4%로 떨어진 상태다. 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미 중 무역마찰은 진행형이다. 중국의 대미수출이 늘어날 수 없다는 소리다. 지난 2018년 첫 무역전쟁 당시에는 관세 등 수출 장벽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중국의 대미수출이 줄기 시작한 것은 2019년이다. 당시 중국의 대미 수출입은 마이너스 1.8%를 기록했고 중국의 대미 수입은 마이너스 16.6%였다.
코로나 19 이후 미국 시장에서 중국상품 수요가 늘어난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 접어들면서 양국 간 마찰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의 아세안 수출은 18.6% 늘었다. 중국의 최대 수출지역으로 부상 중이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6국의 GDP 비중은 아세안 전체의 96.3%을 차지한다. 아세안을 대표하는 국가인 셈이다.
2021년 1분기 이후 아세안 6국의 중국 수입 비중은 전체 수입 비중보다 낮다. 12개월 이동평균 점유율 기준으로 보면 2021년 5월에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 중이다.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세안이 글로벌 차원에서 경제성장 가장 빠른 지역이다. 수입 수요도 왕성하다. 그러다 보니 대중국 수입 비중이 낮아진 것일 뿐이다.
두 번째는 통과무역 영향이다. 중국은 아세안을 통과하는 무역을 수출로 잡는다. 아세안에서는 이걸 수입으로 계산하지 않는 게 문제다. 중국이 아세안 6국 수출 비중이 6국에서 수입하는 비중을 크게 앞선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중국의 걱정은 아세안에 대한 수출을 마냥 늘릴 수 없다는 점이다. 아세안의 경제구조는 글로벌 경기에 매우 민감하다. 4월 중순 AMRO에서 예상한 올해 아세안 실질 GDP 성장률은 4.9%다. 예상치 5.6%보다 낮은 수치다.
중국의 통과무역 최종 목적지는 미국 유럽이다. 중국 수출도 약세로 돌아설 게 분명해 보인다. 기대를 모았던 중국의 정치국 회의에서도 수출 대신 인프라 투자를 늘리는 과거의 성장 방식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중국 수출 추이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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