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언니와 꽃 만지는 동생, 아뜰리에 15구

서울문화사 2023. 5. 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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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프렌치 감성으로 리빙러버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자매가 있다. ‘아뜰리에 15구’라는 작업실에서 그릇을 만들고, 요리를 하고, 꽃을 만지는 최연정·최지민 자매다.
오랜 시간 함께 일해오며 웃는 모습도 닮아가는 최연정·최지민 자매.
넓은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마저 하나의 풍경이 되는 아뜰리에 15구.
동생 최지민 씨는 꽃으로 아뜰리에 15구의 감성을 완성한다.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언니 안녕하세요? 아뜰리에 15구의 최연정입니다. 언니인 저는 홍대에서 ‘르끌로’라는 프렌치 레스토랑을 7년 정도 운영했고, 지금은 아뜰리에 15구에서 동생(최지민)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까지 5년 정도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고, 올해는 새로운 준비를 위해 잠시 쉬고 있습니다. 동생은 꽃을 하며 이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기도 하고, 저와 함께 아뜰리에 15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작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뜰리에 15구는 어떤 곳인가요?

언니 홍대에서 프렌치 레스토랑을 오래 운영하면서 피로감이 쌓였어요. 요리를 놓고 싶진 않은데 다른 방법으로 제 요리를 풀어내고 싶어 이 작업실을 열고 쿠킹 클래스를 시작하게 됐죠.

동생 언니의 쿠킹 클래스는 정말 인기가 많았어요. 5년을 운영했는데, 5년 동안 꾸준히 오신 분들도 있고 자랑 같지만 늘 예약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죠. 블랙핑크 제니, 배우 김사랑 님도 다녀갔고요. 레스토랑부터 쿠킹 클래스까지 10년 넘게 쉬지 않고 일하다 보니 언니에게도 ‘번아웃’이 온 것 같아 조금 쉬어가자고 했죠. 지금은 저희가 디자인하고 자체 제작하는 테이블웨어에 집중하고 있어요. 올해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발돋움하기 위해 다양한 팝업이나 작업을 할 것 같아요.

두 분은 어떻게 같이 일하게 됐나요?

동생 언니는 프랑스 르코르동 블루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계속 레스토랑을 운영했어요. 저는 회사에 다니면서 가끔 언니를 도와주며 필요한 사진을 찍어주곤 했죠. 그러다가 제가 회사를 그만두면서 본격적으로 같이 일하게 됐어요. 언니와 요리책, 여행책도 함께 만들었는데, 언니가 요리를 하면 제가 사진을 찍는 식이었죠. 작업실을 오픈하면서 쿠킹 클래스와 쇼룸처럼 운영하게 됐는데 저희 공간에는 꽃이 꼭 필요한 것 같아 플로리스트 자격증도 땄어요.

언니 최연정 셰프가 쿠킹 클래스를 하며 사용했던 키친 선반.
아뜰리에 15구에서 자체 제작한 ‘르쁘띠 데쥬네’ 라인.

가족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어떤가요?

언니 많이 싸워요. 그런데 금방 풀려요. 그리고 또 싸워요.(웃음)

동생 함께 일한 지 오래됐는데도 하루에 열 번은 더 싸우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성향이 달라서예요. 마치 MBTI의 J(계획적)와 P(즉흥적)처럼요. 서로의 방식이 다른데 한 공간에 매일같이 붙어 있으니 얼마나 싸우겠어요.(웃음)

언니 그래도 일할 때는 마음이 모아져요. 저는 오로지 요리에만 매진하는 스타일인데, 그럴 수 있게 동생이 도와주는 것도 정말 커요.

동생 그런데 정말 요리만 해요.(웃음) 이제 쿠킹 클래스가 휴식기인데 본인도 휴식기에 들어갔어요.(웃음) 그래도 그동안 언니가 끌어줬기에 아뜰리에 15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주말에는 쇼룸처럼 열어놓기 때문에 각자의 경조사를 챙기기도 힘들었거든요. 또 일주일에 하루 쉬는데 그날도 같이 무언가를 해요. 카페 투어를 하거나, 전시를 보거나 하면서요. 그러다 보니 언니는 저한테 가족이자 제일 친한 친구고 인생의 동반자라 할 수 있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언니 앞서 지민이가 말했듯이 오랫동안 주말도 없이 일에 매달리다 보니 제 옆에 있는 건 늘 동생이었어요. 매일 싸우지만 일에 있어서는 최고의 파트너예요. 동생이 사진을 찍는데, 제가 표현하고 싶은 요리의 느낌이나 감성을 제일 잘 담아주는 것도 동생이거든요.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는데, 성격 탓일 수도 있지만 오롯이 저희 자매가 둘이 해온 일이 많아요. 요리만 할 줄 알았던 저를 세상에 끄집어내준 게 동생이라는 생각도 많이 해요.

동생 처음엔 같이 일하게 될 줄 몰랐어요. 언니랑 일하면서 저의 인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가끔은 ‘고정적인 월급을 받으며 일하면 좀 안정적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또 되돌아보면 언니와 함께 만든 작업물들을 우연치 않은 순간에 마주쳤을 때 뿌듯하더라고요. 힘든 일이 생겨도 같이 해결할 수 있고, 또 편하게 마음을 터놓고 감정을 드러낼 수도 있고요. 참 많이 싸웠지만 그래도 가족이니까 이만큼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요?

언니 쿠킹 클래스를 쉬게 되면서 올해는 저희의 테이블웨어와 브랜드를 알리는 데 집중하려고요. ‘르끌로’를 닫으면서 다시는 레스토랑은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내년에는 작은 카페나 레스토랑 같은 걸 해보려고 생각 중이에요. 아직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결국 전 요리를 하는 사람이니까요.

동생 파리와 바르셀로나 한 달 살기를 하고 책을 냈는데, 그게 벌써 코로나19 이전이니 여행을 가본 지도 꽤 된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언니와 또 여행을 가고, 책을 만들고 싶어요.

주말에는 쇼룸으로 오픈하는 자매의 작업실. 문을 들어서면 파리의 어느 아틀리에에 온 것처럼 이국적인 무드의 인테리어와 소품이 가득하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 공간.
자매가 함께 만든 요리 책과 파리, 바르셀로나 여행기를 담은 책.
주말에는 쇼룸으로 오픈하는 자매의 작업실. 문을 들어서면 파리의 어느 아틀리에에 온 것처럼 이국적인 무드의 인테리어와 소품이 가득하다. 카메라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 공간.

아뜰리에 15구 @atelier_15ent

망원시장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최연정·최지민 자매의 작업실이자 쇼룸. 입구부터 프렌치 감성이 잔뜩 묻어나는 아뜰리에 15구는 다양한 테이블웨어와 예쁜 꽃, 인테리어로 눈이 호강하기 좋은 곳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28길 10 3층

영업시간 주말에만 오픈(오후 1~5시)

문의 www.atelier-15ent.co.kr

에디터 : 이채영 | 사진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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