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치볼부터…” KIA 23세 특급불펜 ERA 2.77의 비밀, 마운드 밖에서 ‘전쟁’[MD창원]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캐치볼부터 신경 써서 던진다.”
KIA 왼손 불펜 김기훈(23)은 올해 풀타임 전문 불펜의 삶을 시작했다. 상무에서 선발투수로 꾸준히 나서면서 투구 매커닉을 수정했고, 2022시즌 막판 복귀해 불펜 투수로 변신했다. 장기적으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잠재력을 가졌다. 그러나 두꺼워진 KIA 마운드는 일단 선발투수 김기훈을 허락하지 않았다.
KIA는 왼손투수 왕국이다. 선발진에 양현종, 이의리, 신인 윤영철이 있다. 불펜에는 메인 셋업맨 이준영과 2년차에 급성장한 최지민, 잠수함 김대유가 있다. 신인 잠수함 곽도규와 김유신 등도 충분히 1군에 들어올 수 있지만, 못 들어온 상태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선발투수를 꿈꿔온 김기훈에게, 풀타임 셋업맨은 여전히 낯설다. 그는 지난 7일 창원 NC전이 비로 취소된 뒤 “불펜에서 이렇게 시즌을 보내는 게 처음이다. 불펜에서 대기하면서 (전)상현이 형, (김)대유 형, (이)준영이 형 등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불펜투수의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했다.
불펜투수가 가져야 할 자세, 마음가짐, 경기운영 및 노하우 등 여러 얘기를 주고받으며 성장의 토대를 쌓는다. 김기훈은 “불펜 형들에게 의지를 많이 한다. 결국 마운드에서 던지는 건 나 자신이다. 마운드에서 모든 걸 쏟아내고 와야 한다”라고 했다.
12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2.77이다. 구속을 약 10km 늘린 최지민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는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작년 144.6km였고, 올해는 144.7km.
눈에 띄는 건 작년보다 패스트볼 구사율이 늘었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비중은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특히 커브는 사실상 봉인했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곁들여 승부한다. 시범경기에 이어 시즌 초반 다소 기복이 있었다. 최근에도 간혹 실점하는 경기는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구위가 좋아 공략하기 쉬운 투수가 아니다.
김기훈은 “캐치볼부터 신경 쓰고자 하는 쪽으로 던지려고 한다. 아까 불펜도 하고 왔는데, 밸런스를 신경 써서 던졌다.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한다. 안 좋은 날에는 밸런스부터 급한데, 시즌 초반에 안 잡혔던 게 사실이다. 연습할 때부터 (밸런스가)잘 돼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마운드 밖에서부터 좋았던 밸런스, 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상무에서 바꾼 투구 매커닉의 핵심은 키킹과 꼬임이다. 김기훈은 “키킹 동작을 바꿨다. 예전엔 다리를 들고 바로 나갔는데, 이젠 왼 다리를 남겨놓고 상, 하체의 꼬임을 충분히 활용한다”라고 했다. 키킹 후 중심을 충분히 뒤에 놓고 꼬임 동작을 통해 공의 위력을 극대화한다.
영상을 통해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많이 참고한다. 김기훈은 “CC 사바시아나 제이콥 디그롬(텍사스 레인저스)을 계속 본다. 흉내도 내보고, 좋은 느낌을 찾는다”라고 했다. 마운드 밖에서 이렇게 노력하니, 성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올해 KIA는 마운드의 양질이 작년과 다르다. 6월에 야수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여력이 충분하다. 김기훈은 “타자들이 항상 중요한 타이밍에 점수를 내주니, 투수들이 잘 막아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했다.
[김기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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