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켜쥔 목에 피 계속 흘러"…美텍사스 쇼핑몰 총기난사 현장 증언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8명이 희생되고 7명이 부상한 가운데 사건 현장 목격담이 잇따라 전해졌다. 미국 총격 사건을 추적하는 비영리단체 '총기 폭력 아카이브'(GVA)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올해 발생한 199번째 총기 난사 사건이다.
7일(현지시간)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6분께 댈러스 외곽 소도시 앨런의 프리미엄 아웃렛 매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현장에서 6명이 숨졌다. 부상한 9명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이 가운데 2명이 곧 사망했고 7명이 현재 수술 등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 3명은 아직 위중한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용의자는 이 쇼핑몰에 다른 신고로 출동해 있던 경찰관이 현장으로 즉시 달려가 교전을 벌인 끝에 사살했다. 총격범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총 9명이다.
CNN이 입수한 사진 속에는 총격범으로 보이는 남성이 AR-15류의 총기를 옆에 두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검은색 방탄복을 입었고, 가슴에 둘러맨 장비에 여분의 탄창을 여러 개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방 당국이 총격범의 신원을 38세 남성 마우리시오 가르시아로 밝혔으며, 현재까지는 그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장에서 100발 이상의 탄피가 발견됐다고 한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당국은 또 총격범이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텔을 수색해 탄약을 추가로 발견했다.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당국은 백인 우월주의 이데올로기와 관련 있을 가능성을 조사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총격이 벌어진 쇼핑몰 앞 주차장에서 간신히 차를 타고 빠져나왔다는 킴벌리 블레이키는 "총격이 계속해서 일어났다. 끊이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총소리를 듣자마자 딸과 함께 자신의 차로 전력 질주해 운전하기 시작했는데, 당황한 나머지 차를 총격범 쪽으로 몰았다가 반대 방향으로 다시 돌리면서 총알 두 발이 차에 맞았다고 전했다. 또 극도의 공포감 속에 집까지 직행하는 바람에 타이어가 펑크 나 경고 알람이 켜진 것도 몰랐다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영상을 보면 총격범이 쇼핑몰 앞에 주차한 차량에서 내려 곧바로 인도에 선 사람들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고, 이를 촬영하던 이가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날 때까지 총 30∼40발가량의 총성이 들린다.
또 다른 생존자 킹슬리 에제는 사건 당시 쇼핑몰 안에서 걷던 중 뒤쪽에서 사람들이 갑자기 뛰어왔고, 한 남성이 목을 움켜쥐고 있는데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에제는 경찰이 현장을 모두 정리하기 전까지 한 시간가량 가게 뒤편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숨어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렛의 한 식당 종업원 티파니 깁슨은 당시 총소리를 듣고 손님들과 함께 식당 뒤 복도에 숨어있었다면서 "너무나 충격적인 경험이어서 이미 불안과 발작 증세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프레첼 판매대에서 일하는 16세의 맥스웰 검은 사건 당시 사람들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하면서 어린아이들이 넘어지고 밟히기도 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가 4살짜리 여자아이를 들어 올려 부모에게 넘겨줬다"고 말했다.
전날 하루에만 미국에서 텍사스 사건을 포함해 3건의 총기 난사가 있었다. 같은 날 오전 캘리포니아주 치코에서 총격으로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고,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총격으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미국 언론은 특히 텍사스주가 최근 몇 년간 총기 규제를 풀면서 다수의 사상자를 내는 총격 사건이 빈발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작년 5월에도 텍사스 유밸디의 로브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어린 학생 19명과 교사 2명이 숨진 바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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