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 있던 소녀 얼굴이...” 총기난사 美 쇼핑몰은 지옥이었다

김가연 기자 2023. 5. 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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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총기난사 현장에서 경찰이 총격범을 제압한 뒤 달려나오는 소녀.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6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교외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8명이 희생되고 7명이 부상을 당했다. 간신히 목숨을 건진 목격자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끔찍했던 현장 상황을 전했다.

7일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6분쯤 댈러스 외곽의 ‘앨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6명이 숨졌고, 9명이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중 2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고, 3명은 위독한 상태로 수술을 받았으며 4명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다른 신고전화를 받고 쇼핑몰에 출동해 있던 경찰관이 범인과 교전을 벌인 끝에 사살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총격범의 신원은 마우리시오 가르시아(33)로 확인됐다. 당국은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백인 우월주의 사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총격범으로 추정되는 이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입수했다”며 “그는 검은색 방탄복을 입었으며, 가슴에는 여분의 탄창을 둘러맨 것으로 보인다. 그의 옆에는 AR-15류의 총기가 놓여져 있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총격범이 AR-15류의 총기 외에 다른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그의 차량에서도 여러 개의 무기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가르시아는 과거 보안 요원으로 근무하기 위해 총기 숙련 훈련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6년 4월 텍사스에서 경비원으로 일할 수 있는 면허를 승인받은 뒤 보안회사 3곳에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면허는 2020년 4월 만료됐다. CNN은 “주 규정 등에 따르면 사설 경비원은 신원 조사를 받아야 한다. 폭행, 강도, 성범죄 등의 범죄를 저질렀거나 미군에서 불명예 제대한 사실 등이 확인되면 그 자격이 박탈된다”며 “다만 가르시아의 면허가 박탈된 사유는 정확히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했다.

목격자 스티븐 스페인하우어는 사건 당일 쇼핑몰에서 근무하던 아들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들은 “아빠, 여기 총격이 있어요. 사람들을 휴게실로 대피시킨 뒤 문을 잠글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전직 육군인 그는 “쇼핑몰로 달려가면서 911에 전화를 걸었다”며 “현장에는 7구의 시신이 있었다”고 했다.

스페인하우어는 군 생활에서 본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참상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그 사건의 최초 대응자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처음에 쓰러져 있던 한 소녀에게로 다가가 맥을 짚고 머리를 들어 올렸는데, (총격으로) 얼굴이 없어진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가 몸으로 감싼 덕에 목숨을 구한 아이도 있었다. 아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로 덮여 있었다”며 “세 명의 희생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누구도 살릴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살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며 “쇼핑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러 나간 가족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순간을 목격하는 것은 정말 괴롭다”고 덧붙였다.

쇼핑몰 내 한 식당에서 근무하던 티파니 깁슨은 고객들과 함께 식당 뒤쪽 복도에 숨어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건 본적도 없다”며 “매우 충격적이다. 사건 이후 불안과 발작 증세가 생겼다”고 토로했다.

생존자 킹슬리 에제는 “쇼핑몰 안을 걷고 있을 때 갑자기 뒤쪽에서 사람들이 뛰어오기 시작했다”며 “사람들이 ‘누군가 총을 쏘고 있다’며 소리를 질렀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에제는 “경찰이 총격범을 쓰러뜨리고 현장을 정리하기까지 약 1시간 정도 다른 이들과 함께 가게 뒤편에 숨어있었다”고 했다.

또 다른 생존자 킴벌리 블레이키는 사건 당일 딸과 함께 쇼핑몰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소리가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다”며 “간신히 차를 몰고 현장에서 빠져나왔다”고 했다. 이어 “나는 딸에게 몸을 숙이라고 했다”며 “딸이 몸을 낮게 숙인 채 기도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량 바퀴 펑크 경고등이 켜져 있었지만 집에 도착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며 “그곳을 탈출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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