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경제·금융 재앙 올 것"…의회에 부채한도 상향 거듭 압박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AFPBBNews=뉴스1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의회를 향해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을 경우 경제 및 금융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며 부채 한도 상향을 거듭 압박했다.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의회가 부채 한도 상향의 대가로 미국 가계와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경제적 재앙을 위협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폴트(채무불이행) 날짜가 가까워지는데도 의회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 만든 경제적, 재정적 재앙을 겪게 될 것이다"라며 "의회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솔직히 다른 좋은 방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몇 달 동안 특별 조치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도 바닥나고 있다"면서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는 한 6월 초엔 청구서를 지불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르면 오는 6월1일 부채 한도를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옐런 장관의 경고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캐빈 매카시 하원의장의 부채 한도 협상을 이틀 앞두고 나왔다. 바이든 정부는 의회에 부채 한도 상향을 요구하지만 공화당은 정부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조건으로 연방 예산 삭감안을 제안하며 대치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 내에선 의회 승인 없이 새 국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정헌법 제14조를 발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도 시작됐다. 미국 헌법엔 정부가 국채를 발행할 때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수정헌법 14조에는 '연방정부의 모든 채무는 준수돼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일각선 이를 근거로 연방정부의 채무 불이행 자체가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의회가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부채 한도를 올려 채무 불이행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옐런 장관은 "미국은 대통령이 국채 발행을 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하는 지점까지 가선 안 된다"면서 "이는 헌법 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