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ESG와 지속 가능한 광물자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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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우리나라에도 번창하던 광산들이 많았다.
그 결과 1972년 여름 대홍수 때, 중금속이 포함된 광물 폐기물 저장 둑이 무너져 유독 물질이 논밭을 덮쳤고,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됨과 동시에 광산도 폐쇄됐다.
이러한 국제적인 광산 폐쇄의 교훈과 중국의 광물자원 공급망 장악 사례들은 광물 생산과 환경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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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우리나라에도 번창하던 광산들이 많았다. 광명역 인근에 위치한 가학광산(현재 광명동굴)은 한국전쟁 이후 수도권 내 최대 금속광산으로 성장했다. 이 광산은 지역사회 발전과 철강산업에 기여했지만, 광물 처리 후 남은 폐기물 처리에 소홀했다. 그 결과 1972년 여름 대홍수 때, 중금속이 포함된 광물 폐기물 저장 둑이 무너져 유독 물질이 논밭을 덮쳤고,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됨과 동시에 광산도 폐쇄됐다.
1980년대 미국의 마운틴 패스 광산은 전세계 희토류 공급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1990년대 말, 광산에서 유출된 오염수로 인해 주변 모하비 사막의 생태계와 지역 주민들의 삶에 큰 타격을 줬다. 운영사인 몰리코프는 광산 설비의 현대화와 환경친화적 운영을 위한 높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며 광산은 문을 닫았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마운틴 패스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로디아 희토류 플랜트와 호주의 마운트 웰드 희토류 광산도 문을 닫거나 생산을 중단했다. 서양 국가들의 희토류 광산이 문을 닫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희토류 처리에 필요한 엄청난 비용과 환경적 문제 때문이었다. 희토류 광석 처리 과정에서 방사성 물질 등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 물질이 발생하는데, 이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기술은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
한편 중국은 이러한 희토류를 저렴한 가격으로 대규모 공급하며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저렴한 원료 공급은 환경오염을 고려하지 않고 얻은 결과였다. 그동안 국제사회는 무역에서의 반덤핑 관세는 철저히 부과했지만 '환경 덤핑' 만큼에는 침묵하고 묵인했다. 그 결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 시장에서 중국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 즉 공급망을 독점하게 됐다.
이러한 국제적인 광산 폐쇄의 교훈과 중국의 광물자원 공급망 장악 사례들은 광물 생산과 환경 보호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중요한 과제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광물의 친환경적 채굴에 드는 비용은 매우 크다.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의 보존을 위해서는 당연히 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ESG의 기본 개념이다. 그동안 우리가 값싸게 이용해 왔던 많은 금속 제품들은 지구 어딘가의 희생, 다시 말하면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해 눈감아준 것 때문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ESG와 책임감 있는 광업은 앞으로 우리에게 좀 더 깨끗하게 생산된 광물자원을 인증함과 동시에 소비자에게 더 많은 프리미엄을 지불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우리는 기술적 혁신과 국제 협력을 통해, 원자재 공급망 확보와 환경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제 사회는 ESG로 대표되는 환경·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을 통일하고, 국가 간 광물 자원 개발 및 환경 관리에 대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광산 운영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폐기물 처리에 대한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이러한 기술을 보급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제 사회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고, 환경 보호와 산업 발전의 조화를 이루는 길을 찾아갈 경우, 광물 자원 개발 경쟁에서 생긴 환경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정부출연연구원과 정부, 기업이 함께 손잡고 국제무대로 눈을 돌려 광물자원 공동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6월에 수행되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카자흐스탄 리튬 유망광구탐사는 그 가능성을 위한 바로미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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