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되는 고성능 메모리 'HBM' 시장 열린다…삼성·SK의 새 전장

강태우 기자 2023. 5. 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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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부상에 뜬 HBM…'메모리 한파' 구원투수 기대감↑
저장용량 확대·처리속도 향상 등 '기술 초격차' 경쟁 활발
삼성전자 HBM-PIM(위), SK하이닉스 HBM3(아래). (각 사 제공)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반도체 혹한기'로 고전 중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 시장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높은 시장 잠재력과 수익성을 갖춘 HBM이 메모리 시장 한파를 극복할 카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는 중이다.

다만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 정도여서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선 기술 경쟁력 확보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6일 '스노우볼트'라는 상표를 출원 등록했다. 해당 상표는 차세대 HBM인 'HBM3P'에 대한 것으로 클라우드 서버, 고성능 컴퓨팅, 생성형 AI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2단을 적층한 24GB HBM3 개발을 완료하고 다음 세대인 'HBM3E' 양산도 준비 중이다.

HBM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에 필수적인 D램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버에서 원활한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 고성능 컴퓨팅 성능을 갖춘 HBM 탑재가 필수다. HBM이 'AI 반도체'로 불리는 이유다.

현재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50%), 삼성전자(40%), 미국 마이크론(10%)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HBM 시장이 크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진 전체 D램 시장에서 1%로 미미한 수준이어서 누가 경쟁에서 이길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미래 HBM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현재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 증가를 기대하며 해당 시장 공략을 가속하는 중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생성형 AI 시장 진입을 선언하고 있어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IT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0년 230억달러(약 30조3300억원)에서 2025년 700억달러(92조3300억원)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HBM 가격은 일반 D램보다 2~3배가량 높아 '돈 되는 시장'으로도 불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7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AI 시장 성장에 집중하며 서버용 메모리 제품 출하량을 늘리겠다"며 "하반기에 데이터 저장용량을 늘린 차세대 HBM3P 샘플을 공급하고 양산에 들어가는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6일 콘퍼런스콜에서 "HBM은 챗GPT 등 AI 서비스 확대에 따라 고속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올해 수요 성장을 주도할 DDR5, LPDDR5와 HBM3 등의 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를 집행해 하반기 및 내년 시장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BM-PIM을 채용한 AMD의 GPU 가속기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고도화되고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AI에 대응하고자 PIM(프로세싱 인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 PIM을 활용하면 CPU(중앙처리장치)와 메모리 간 데이터 이동이 줄어들어 AI 가속기 시스템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세계 최초로 이를 접목한 HBM-PIM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에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 AMD와 HBM 성능 테스트를 하고 상용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저장용량을 대폭 늘린 HBM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D램 12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현존 최고 용량의 24GB HBM3를 개발했다. D램 단품 칩 8개를 수직 적층한 16GB의 기존 HBM3보다 최대 용량을 50% 확대했다. 현재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한 단계 진보한 8Gbps의 HBM3E까지 샘플을 공급하고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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