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와 소아과 [편집국장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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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앞쪽에는 '포토IN'이라는 코너가 있다.
사진기자들이 매주 아이템을 발제하고 그중 하나를 골라 취재해 사진·글을 싣는다.
얼마 전 경력 기자로 합류한 박미소 기자가 무장애 놀이터(통합놀이터) 취재를 제안했다.
그런데 무장애 놀이터는 뭐가 다르지? 한 장 한 장 보며 박미소 기자에게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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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앞쪽에는 ‘포토IN’이라는 코너가 있다. 사진기자들이 매주 아이템을 발제하고 그중 하나를 골라 취재해 사진·글을 싣는다. 얼마 전 경력 기자로 합류한 박미소 기자가 무장애 놀이터(통합놀이터) 취재를 제안했다. 장애·비장애 어린이가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말한다. 5월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있어서 ‘포토IN’ 아이템으로 알맞아 보였다.
사진 취재를 마치고 오면 편집국장, 미술팀장, 사진팀장, 해당 사진기자가 모니터를 앞에 두고 소회의를 한다. 사진을 보다가 물었다. 그런데 무장애 놀이터는 뭐가 다르지? 한 장 한 장 보며 박미소 기자에게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장애가 있는 아이 중에는 혼자 미끄럼틀을 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어른이 아이를 안고 탈 수 있도록 폭을 넓혔다. 아이가 누워서 탈 수 있도록 그네도 널찍하게 원형으로 만들었다. 회전무대는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도록 턱을 없앴다. 트램펄린도 마찬가지다.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 이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표정을 사진에 담았다. 천진난만한 아이들 모습에 마음이 밝아졌다가, 한편으로는 그동안 ‘아이들 놀이터에 너무 무심하고 몰랐구나’ 싶었다. 전국 놀이터 중 무장애 놀이터는 0.04%에 불과하다.
‘어린이’라는 말을 처음 쓴 소파 방정환은 색동회를 조직하고, 1923년 5월1일 어린이날에 호소문을 발표했다(어린이날은 1928년 5월 첫째 주 일요일로 변경되었다가, 날짜가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1946년부터 5월5일로 정해졌다). 호소문 중 한 대목이다. ‘어린이들이 서로 모여 즐겁게 놀 만한 놀이터와 기관 같은 것을 지어주시오.’ 약 100년 전 그의 호소에 우리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까?
친구들과 어울려 즐겁게 놀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 어린이에게 바라는 소망이다. 그런데 요즘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받기가 너무 어렵다는 소리가 들린다. 대학병원에 소아과 전공의가 부족하다는 소리와 맞물린다. ‘소아과 대란’ 현장을 취재해 이번 호 커버스토리를 쓴 김연희 기자에 따르면, 우선은 코로나19가 끼친 영향이 크다. 김 기자가 쓴 ‘소아과 르포’ 기사를 보면, 현장의 목소리가 절박하다. 한국 의료 문제가 대개 그렇듯 여러 요인이 얽히고설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소아과를 둘러싼 당사자들의 시선을 통해 소아 진료 현실을 찬찬히 살펴보는 데에서 시작해보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어린이에게 좀 더 나은 보건·의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까. 다음 호에도 그 고민은 이어진다.
차형석 기자 cha@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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