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조종에 취약"…韓 시장 취약점 건드린 '바이낸스' 묘수는?
"이젠 시급해"…고팍스 인수 조심스러웠던 바이낸스, 스탠스 바꿨다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에 대한 인수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바이낸스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금융당국의 고팍스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 수리가 늦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허점으로 분류되는 유동성 부족에 따른 시세 조종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나선 모양새다.
'고파이 문제'로 불거진 거래소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글로벌 가상자산의 유동성까지 확보할 수 있는 적임자가 자신들이라는 '어필'의 목적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8일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달 28일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 여의도 호텔에서 한국블록체인법학회와 함께 '제 1회 디지털 혁신 학술 포럼'을 열었다. 레온 풍 바이낸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국내 시장이 원화(KRW) 위주로만 가상자산 거래가 되는 데다가 글로벌 시장 대비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라 시세 조종에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바이낸스 측이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 수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거래소의 경쟁력을 어필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글로벌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소속된 업계 관계자는 바이낸스 측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이들이 한국 시장에서 왜 필요한지에 대한 당위성을 보여준 발언"이라며 "한국 시장의 취약점을 짚으면서 바이낸스가 한국으로 다시 들어올 경우 가져올 수 있는 향후 기대 효과까지 간접적으로 어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레온 풍 대표가 직접 최근 국내 금융당국이나 정치권과의 스킨십을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고팍스를 통한 국내 재진출을 불편하게 보는 일부 시각들을 설득하려는 행보 중 하나라고도 보인다"라며 "실제 바이낸스를 등에 업은 고팍스는 향후 오더북이나 기관들의 투자가 허용된다면 국내 거래소 중 가장 매력적인 선택지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 바이낸스, 국내 시장의 취약점까지 언급하는 배경은…"고팍스 인수 시급해"
올해 초 바이낸스가 'FTX 사태'의 영향으로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 '고파이'에 대한 원금 및 이자 지급 지연 사태를 겪는 고팍스를 도와주면서 국내 시장의 재진출을 모색할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은 고팍스 인수를 통한 국내 시장 재진출 움직임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바이낸스 측은 레온 풍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를 비롯해 바이낸스 관계자들이 고팍스의 주요 임원진으로 변경됐음에도 고팍스의 인수 절차보다는 '고파이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서 움직였다. 이후에 자연스럽게 고팍스 인수를 공식화하면서 한국 시장 재진출을 선언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 변경신고에 대한 수리 여부를 예상 기간 이상으로 미루자, 바이낸스 측도 이전과 같은 여유가 없어진 상황이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고팍스의 변경 신고 내용이)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보였던 가상자산 변경신고 내용과는 사뭇 다른 내용이기 때문에 당국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바이낸스와 고팍스가 기대한 바와는 다르게 흘러가는 건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최근에는 바이낸스 측도 적극성을 띤 '스탠스'로 바꾼 모양새다. 실제 레온 풍 대표를 비롯해 바이낸스 측에서도 최근 적극적으로 고팍스 문제 해결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레온 풍 대표는 고파이 대금과 관련해서 "25%가량을 상환한 상태"라면서도 "나머지 75%의 지급을 위해서는 FIU의 승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 "바이낸스 한국 시장 재진출, 긍정적인 요소도 많아"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고팍스를 통한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재진출에 대해 각양각색의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그중 긍정적으로 볼 요소가 많다는 의견도 꽤나 존재한다.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바이낸스의 자본력이나 다양한 상품 등 여러 글로벌적인 요소들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시장 경쟁력 측면에서도 한층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업비트 위주로 돌아가는 거래소 지변에도 긴장감을 줄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바이낸스가 세계적으로 가장 큰 거래소라 여러 규제 잣대의 가장 첫번째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가장 규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조심스럽게 운영해야 하는 거래소라는 얘기"라며 "일부에서는 바이낸스가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국부 유출'이라는 주장도 나오는데, 현 특금법상에서는 바이낸스 임원진들이 들어온다고 해서 국부 유출을 시도할만한 요소가 크게 보이진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 관련 법안을 입법하는 과정에서 당국이 충분히 제어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을 것"이라며 "제대로 된 규제 속에서 바이낸스가 들어온다면 국내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건 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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