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림의 월가프리뷰]스태그플레이션 공포와 소비자물가

신기림 기자 2023. 5.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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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금융 중심 뉴욕 월가에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경기침체) 공포가 퍼지고 있다.

성장이 정체되는 동시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주식과 더불어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도 모두 떨어 뜨려 마땅히 투자할 만한 곳이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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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의 내부 객장 트레이더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세계금융 중심 뉴욕 월가에 스태그플레이션(물가상승+경기침체) 공포가 퍼지고 있다. 성장이 정체되는 동시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주식과 더불어 채권에 대한 투자매력도 모두 떨어 뜨려 마땅히 투자할 만한 곳이 사라질 수 있다.

은행들의 파산이 잇따르며 대출과 성장에 타격을 가해 인플레이션을 잡기도 전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금리인하 압박을 강하게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0일 나오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얼마나 잡았는지에 대한 보다 명확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3월 CPI 상승률은 5.0%로 지난해 6월 기록했던 40년 만에 최고인 9.1%보다 낮아졌지만 지난 10년 동안 평균을 크게 상회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아져 경기 둔화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리서치가 진행한 설문에서 전세계 펀드매니저들의 스태그플레이션 전망은 사상 최고에 근접했다. 과거 스태그플레이션은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 60년 동안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분기 동안 뉴욕증시의 간판지수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평균 2.1%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평균 2.5%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필 올랜도 수석 주식시장 전략가는 로이터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점증한다"며 "인플레이션은 연준 예상보다 훨씬 높은 상태에서 이례적으로 느리게 내려오고 있지만 경제는 이미 올해 최고 정점을 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월 미국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연율 4.4%로 연준의 인플레 목표 2%를 크게 상회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가속화했고 실업률은 5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며 견고한 고용시장에 기반한 성장세는 견고했다.

하지만 선물시장에서는 연말 금리인하를 베팅하는 움직임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의 지역화로 성장이 둔화해도 인플레이션은 계속 고공행진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토레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주식 밸류에이션(가치평가)에 부담을 준다며 유틸리티와 같은 배당주를 낙관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너무 완화적 태도를 취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미국이 2% 인플레로 돌아 가려면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금값은 사상 최고를 향하고 있다. 불확실한 시기에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회피) 수단인 동시에 침체 피난처로 여겨진다. 미국과 중국 사이 지정학적 우려가 심한 가운데 미국 부채한도에 대한 정치적 교착상태가 이어지며 금값은 거의 사상 최고로 급드앴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금이 스태그플레이션의 조짐을 감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있다. 노무라증권의 찰리 맥엘리고트 거시전략 상무이사는 연준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모두 종말에 대비하고 있지만 연준의 금리인상이 거의 끝났다는 점에서 투자는 더 견고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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