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교황에게 헌신…스위스 근위대 신병 충성 서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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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재위 중인 교황과 그의 합법적인 후계자들을 충직하고 명예롭게 섬기며, 필요하다면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들을 위해 헌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바티칸 스위스 근위대의 신병 23명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의 성 다마소 안뜰에서 교황과 교황의 후계자에 대한 충성 서약식을 했습니다.
스위스 용병의 이 남다른 충성심과 용맹성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스위스 근위대가 교황의 수호자 역할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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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나는 재위 중인 교황과 그의 합법적인 후계자들을 충직하고 명예롭게 섬기며, 필요하다면 내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들을 위해 헌신할 것을 맹세합니다."
바티칸 스위스 근위대의 신병 23명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바티칸 사도궁의 성 다마소 안뜰에서 교황과 교황의 후계자에 대한 충성 서약식을 했습니다.
서약식은 새 근위병들이 손에 미늘창(창과 도끼를 합친 중세 무기)을 들고 안뜰로 행진하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크리스토프 그라프 근위대장은 "옷이 사람을 만들지 않는다"며 "제복을 입는다고 해서 좋은 근위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복은 단지 의상이 아니라 복무의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근위대 신병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리해 참석한 교황청 국무장관 에드가 페냐 파라 대주교 앞에서 충성을 다할 것을 선서했습니다.
한 시간 넘게 진행된 충성 서약식은 스위스 근위대 밴드의 연주, 바티칸시국과 스위스의 국가 연주로 마무리됐습니다.
총 135명 규모인 스위스 근위대는 교황청이 보유한 유일한 군사 조직으로, 청 내 치안과 교황의 안전을 담당합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작고 오래된 군대인 스위스 근위대는 216대 교황 율리오 2세(1443∼1513)가 1503년 즉위 후 스위스로부터 200명의 용병을 파견받아 근위대를 창설한 게 그 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527년 교황과 갈등을 빚던 신성로마제국의 군대가 이탈리아 로마를 침략했을 때 다른 나라 용병들은 달아나 버렸지만, 스위스 용병들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고작 189명으로 수천 명의 병력에 맞섰고, 147명이 전사한 끝에 교황 클레멘스 7세(1478∼1534)를 피신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스위스 용병의 이 남다른 충성심과 용맹성은 500년이 지난 지금도 스위스 근위대가 교황의 수호자 역할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스위스 근위대 신병의 충성 서약식은 전통에 따라 매년 5월 6일에 열립니다.
교황 클레멘스 7세를 지키기 위해 스위스 근위병 147명이 전사한 날이 바로 1527년 5월 6일이기 때문입니다.
스위스 근위병은 아무나 될 수 없습니다. 스위스 국적을 가진 19∼30세 사이 미혼의 남성 가톨릭 신자만 지원할 수 있습니다.
키가 최소 174㎝ 이상에 군사 훈련을 이수해야 하는 등 자격 기준이 엄격합니다.
중세 시대의 복장을 갖췄지만, 사실 이들은 평소 대테러 훈련 등 여러 종류의 군사훈련으로 단련이 돼 있습니다.
특히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1920∼2005)에 대한 암살 시도 이후 스위스 근위대의 교황 보위 임무는 더욱 중요해졌고 훈련도 강화됐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선서식에 앞서 사도궁에서 신병들과 만나 "바티칸 복무 기간을 신앙심 고취의 기회로 삼아라"고 격려했습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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