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공장, 한국이 딱이네"…글로벌기업들 잇단 투자

송연주 기자 2023. 5. 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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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세계적 기업 잇달아 투자 확대
아시아 생산 현지화 전략 부상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마티아스 하인젤 대표, 대전광역시 이장우 시장이 투자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머크 라이프사이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기업들이 한국에 생산시설을 짓는 투자에 나섰다. 팬데믹으로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극심한 공급 부족을 겪은 후 '생산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을 중심 생산지로 꼽는 모양새다.

머크·싸토리우스·싸이티바 등 세계적 기업 잇단 투자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독일 제약기업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및 대전광역시와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원부자재 생산시설을 한국에 설립한다는 내용의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전에 설립 예정인 바이오 공정 생산 시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지원하고, 고객사 제품 생산에 집중할 예정이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마티아스 하인젤 대표는 "한국은 생명공학 산업에서 떠오르는 세계적 리더다"며 "타진 중인 생산 시설은 아태 지역의 바이오 공정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국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머크는 대전광역시와 함께 대전 소재 대덕연구단지에 입주한 바이오 기업을 지원하고, 국내 유수 대학들과 연구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올해 2월에는 바이오 원부자재·장비 분야 독일 싸토리우스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생산·연구시설 건립 공사를 시작했다.

싸토리우스의 한국법인 싸토리우스코리아오퍼레이션스는 연수구 송도동 2만4000㎡ 규모의 산업시설용지에서 생산·연구시설을 착공했다.

이 회사는 2025년 하반기까지 3억 달러를 들여 바이오의약 핵심 원부자재 생산 시설과 관련 공정분야 연구 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21년 송도 시설 투자 규모를 확정하고 지난해 10월 인천시, 인천경제청과 함께 바이오의약 핵심 원부자재 제조 및 연구시설 건립을 위한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건립되는 시설에선 ▲일회용 세포배양백(세포·바이러스 등을 배양하기 위한 일회용 통) ▲세포배양배지(세포를 키우기 위해 배양체가 필요로 하는 액체 형태의 물질) ▲제약용 필터(의약품의 불순물과 유해균을 제거하는 필터)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바이오의약품을 제조 및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자재다.

다양한 원부자재를 한국에서 생산해 전 세계 수출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바이오의약 공정 분야 연구개발 및 교육사업도 추진해 연관 산업 동반성장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1870년 독일에서 설립된 싸토리우스는 생명과학 공정 관련 제품, 장비 등을 공급하고 이와 관련된 기술 서비스를 지원하는 바이오 연구 공정 분야 글로벌 선도기업이다.

이에 앞서 바이오 원부자재를 다루는 미국 생명과학기업 싸이티바 역시 지난 2021년 9월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한국 내 세포 배양백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2022∼2024년 5250만 달러(약 621억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겠다는 내용이다.

싸이티바가 국내에서 생산하려는 주요 원부자재는 팬데믹 이후 극심한 수급난을 겪었던 일회용 세포배양백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싸이티바는 '아시아 지역에 공급할 물량은 아시아에서 생산하자'는 현지화 전략을 세웠다.

한국, 생산 허브로…아시아 현지화 전략 부상

이 같은 투자 확대는 한국이 바이오 생산 거점으로서의 입지가 커졌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코로나19 이후 원부자재 공급부족을 겪은 기업들의 생산시설 현지화 전략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생산시설은 미국과 유럽에 집중돼 있다. 한국 기업의 경우 팬데믹 기간 동안 백신 제조 시 꼭 필요한 일회용백을 받는 데 1년 가까이 걸리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머크와의 이번 협력은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이 국가 첨단 산업으로써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전광역시 이장우 시장은 "대전은 한국 바이오산업의 태동지로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기업이 집적돼 있다"며 "바이오헬스를 핵심 전략산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일회용백 등 국내 바이오 소부장 수요가 매우 커졌고 앞으로도 성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아직 한국의 싱글유즈 시장이 크진 않지만 전보다 활용하는 회사가 많아졌고 더 가속화될 것이다. K바이오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y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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