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에 코인 논란까지 민주당 '곤혹'…부패에 위선 프레임 우려

이승재 기자 2023. 5.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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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김남국, '60억 코인' 의혹…"현금화 안 해" 반박
논란 이어질 듯…與 "약자 코스프레 이중성"
野 움직임에 주목…지도부 차원 대응은 '아직'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06.2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김남국 의원의 '60억원어치 가상화폐 보유' 논란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아직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했는데 이번 논란으로 부패에 위선 이미지까지 더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60억원어치의 가상화폐 위믹스 코인 80만여개를 보유했고, 이를 지난해 2월 말에서 3월 초에 인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트래블 룰) 시행일(3월 25일)을 앞두고 이뤄진 거래라는 점에서 논란을 키웠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의원은 전날 자신의 ATM 출금 내역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TM 출금 내역을 확인한 결과 대통령 선거일 전후로 해서 2022년 1월부터 3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인출한 현금은 총 440만원이었다"며 "2021년 전체 현금 인출한 총액과 2022년도 현금 인출한 총액을 비교해봐도 264만원으로 크게 차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가상화폐를 현금화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이체해 투자를 이어갔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의원은 "트래블 룰 시행 이전부터 거래소에서 실명화된 연계계좌만을 통해서만 거래할 수 있었고, 모든 거래는 제 명의의 계좌로만 거래했다"며 "투자금 역시 주식 매매대금을 그대로 이체해서 투자했다. 모든 거래 내역은 거래소에서 투명하게 전부 다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해명에도 논란은 쉽사리 수그러들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올해 발표된 재산공개 내역에 가상자산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인 탓이다.

현행법상 공직자는 가상자산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대신 1000만원 이상의 현금과 주식, 채권 등의 재산을 등록해야 한다. 이는 공익과 사익 간의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의무는 아니지만 굳이 알리고자 했다면 재산공개 '비고'란을 활용해 가상화폐 투자 내역을 적어 넣을 수도 있었다.

더군다나 김 의원은 2021년 7월 가상자산 과세 유예법안(소득세법 개정안) 발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이해충돌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법안 발의까지를 이해충돌 사항으로 폭넓게 규제하게 된다면 다주택자 의원들이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경우, 다자녀 의원이 다자녀 가정에 복지 혜택을 주는 법안을 발의하는 경우, 노부모를 부양하는 의원이 간병비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하는 경우 등도 전부 이해충돌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렇게 될 경우 국회의원이 가진 입법권이 과도하게 제한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그래서 이해충돌방지법에서는 법률의 제·개정 및 폐지 과정은 예외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당은 이런 김 의원의 행태를 '약자 코스프레의 이중성'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국민들은 김 의원이 60억 상당의 코인을 갖고 있으면서 저가 운동화를 신는다고 하고 후원금을 구걸하며 보여준 약자 코스프레의 이중성에 입을 못 다물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공직자들의 가상재산 신고 기준에 허점이 있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용우 의원은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직자들의 가상재산 신고 의무화를 규정한 법률 개정안을 재작년 5월 발의했으나 현재까지 국회 계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재산은 그 특성상 익명성과 쉬운 이전 등의 특징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력도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공직자가 이러한 가상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부정한 이익을 추구하거나 재산 은닉, 탈세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했다.

아직 당 지도부 차원에서 대응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번 코인 논란이 몰고 올 후폭풍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분위기다.

당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대통령실 공천 개입, 태영호 최고위원 징계 등 여당과 관련된 이슈가 많은데 김 의원의 코인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어서 안타깝다"며 "지도부도 이와 관련된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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