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로 떠오른 '배터리 소재'… 韓 핵심산업 반열 오른다

최유빈 기자 2023. 5. 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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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속도 내는 K-배터리, 中 잡고 글로벌 톱 정조준] ③ 양극재 노 젓는 소재사들

[편집자주]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북미에 합작공장을 잇따라 건설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혜택을 노린 완성차 업체들의 요청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한국 업체들은 독자 공장도 함께 건설해 북미에서의 입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리튬인산철(LFP) 및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기도 한다. 생산능력 확대와 신규 배터리 개발이란 날개를 달고 세계 1위인 중국을 잡겠다는 의도다. 배터리 시장 확대로 소재 산업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지금, 배터리산업 전반에 걸쳐 현재와 미래를 살펴봤다.

전기차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배터리 소재기업들도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전지. /사진=LG에너지솔루션
▶기사 게재 순서
①러브콜 쏟아지는 K-배터리, 中 잡는다
②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살길… LFP·전고체 개발에 뛰어든 'K-배터리'
③대세로 떠오른 '배터리 소재'… 韓 핵심산업 반열 오른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차전지의 4대 부품소재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등이다. 이 중 양극재는 전기차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국내 기업 중에선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리튬이온배터리 4대 소재 시장 규모는 549억달러(약 73조6000억원)로 추정된다. 이어 ▲2025년 934억달러(약 125조2000억원) ▲2030년 1476억달러(약 197조8000억원) 등으로 커질 전망이다. 글로벌 양극재 시장 규모는 올해 356억달러(약 47조7100원)에서 2030년 829억달러(약 111조1000억원)로 2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극재 꽉 잡은 K-배터리…실적 고공행진에 함박웃음


에코프로 헝가리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과 씨야르토 피테르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에코프로
양극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눈부시다. 대표적 양극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올 1분기 매출액은 2조107억원으로 전년 동기(6625억원)보다 203.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1억원에서 1073억원으로 161.3% 늘었다.

에코프로비엠의 모회사인 에코프로는 재계 순위 62위로 올해 대기업 집단에 합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코프로의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급증하자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에코프로는 기업집단 현황, 비상장사 주요 사항, 대규모 내부거래 등에 대한 공시 의무가 생겼다.

포스코퓨처엠은 배터리소재 사업 성장으로 올 1분기 매출액이 전년(6645억원) 대비 70.8% 늘어난 1조13523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5억원에서 203억원으로 20.7% 줄었다.

포스코퓨처엠은 기존의 양극재 판매량이 상승한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용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하이니켈 양극재 매출이 실현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양극재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5.5% 증가한 7122억원을 기록,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순풍에 돛단 배터리 소재사… 경기 둔화 우려에도 문제없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과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이 중장기 공급계약 체결식에 참석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의 실적 개선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연산 10만8000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국내 기업 최초로 유럽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총 3827억원을 투자하는 이 공장은 2024년 완공,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30조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향 물량 규모는 5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1월엔 삼성SDI와 40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2032년까지 10년 간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공급키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를 위해 최근 경북 포항에 하이니켈 NCA 양극재 전용 생산 시설 착공했다. 총 투자비는 3920억원이며 2025년 준공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산업에서 한국의 기술력은 글로벌 경쟁자들을 압도한다"며 "에코프로비엠은 삼원계 양극재의 양대 축인 니켈·코발트·망간(NCM)과 NCA 양극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고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을 통해 원자재를 확보, 경쟁력을 확보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정부, 소부장 지원 강화…5년 내 양극재 생산량 4배↑


포스코퓨처엠 NCA 양극재 포항 공장 착공식에서 김준형 사장 등 관계자들이 시삽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퓨처엠
커지는 배터리 소재 수요에 발맞춰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2030년까지 20조원을 투자, 현재 38만톤인 국내 양극재 생산능력을 158만톤으로 4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다. 앞서 정부는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투자세액공제율을 최대 25%로 상향했다. 니켈을 80% 이상 사용하는 하이니켈 양극재 가공에 세액공제 혜택을 우선 적용하고 이차전지용 광물 가공 전체로 세액공제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올해까지 예정된 세액공제 기간도 늘려 소재사들을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약 35%를 차지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싣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고성능 리튬인산철전지 양극소재, 전해액, 셀 제조기술 개발' 사업의 수행기관을 확정하고 2026년까지 164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LFP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등 최근 급등하는 핵심 광물 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타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산업부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 소재의 국산화와 세계 최고 에너지 밀도를 가진 LFP 배터리셀 제조 기술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에코프로비엠은 사업에 참여해 LFP에 적합한 양극재를 연구할 계획이다. 동화일렉트로라이트는 두꺼워진 양극 전극이 리튬 이온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약하지 않도록 적합한 전해질을 개발한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030년까지 기술과 시장 점유율에 있어 명실공히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민·관의 힘을 모아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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