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 우려 이민자 즉각 추방’ 종료…밀려드는 국경 행렬
[앵커]
세계보건기구가 3년 넘게 이어져 온 코로나19 비상사태의 해제를 결정하며 각국의 코로나 비상조치들도 차례로 풀리고 있습니다.
미국에선 코로나 감염을 막기 위해 시행됐던 불법 이민자 즉각 추방정책이 이번 주 끝나게 되는데 중남미로부터 이민자들의 행렬이 이어지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김양순 특파원, 먼저 미국 국경 상황부터 알아볼까요?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텍사스주에는 이미 이민자들이 몰리고 있죠?
[기자]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텍사스주 엘파소에는 지난주부터 불법 입국자 수천 명이 매일 몰리고 있습니다.
지금 화면 보시는 것처럼 국경에 세워진 철제 울타리마다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강가엔 텐트가 즐비하게 늘어섰고 미 국경으로 이어지는 리오그란데 강변에는 옷가지들이 한가득 펼쳐져있습니다.
텍사스 엘파소에만 하루에 평균 2천 5백 명이 미국 입국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시내 버스정류장, 거리 등에서 노숙하고 있는데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단위 이민자도 적지 않아 쉼터는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랩니다.
쉼터 부소장의 말 들어보시죠.
[존 마틴/텍사스 엘파소 쉼터 부소장 :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건 상당한 숫자의 침대입니다. 1,500에서 2,000개가 필요해요. 현재 가동하고 있는 잠자리가 500개에 불과합니다."]
국경 마다 긴장이 고조되면서 불과 몇 시간 전 텍사스의 한 이민자 쉼터 앞에선 남성이 차량을 몰고 돌진해 이민자를 포함해 7명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앵커]
중남미로부터의 불법 이민자 문제는 미국의 오랜 골칫거린데 갑자기 이렇게 이민 행렬이 늘어난 이유, 코로나와 관련이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했죠.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3월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는 명목으로 불법 이민자 즉각 추방제도를 만들었는데 코로나 비상사태가 해제되며 즉각 추방을 명시한 공중보건법, 일명 42조도 오는 11일 목요일로 효력을 다하게 됐습니다.
즉각 추방정책 끝난다는 소식에 이민자들, 이렇게 몰리는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남부 국경에는 병력을 추가하고 해당 주들의 주지사, 시장들과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미 국무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미 국무부 장관 : "질병예방센터가 발동한 임시 공중보건법 42조가 법원의 명령에 따라 효력을 다하게 됐습니다. 법 종료가 이민자 처리 시스템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바이든 행정부는 만전을 다하고 있습니다."]
[앵커]
즉각 추방제도가 효력을 다하게 되면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입국이 가능해지는 겁니까?
[기자]
시간을 벌게 됐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민을 원하는 이들은 각 국경에 마련된 국경 이민자 처리 시스템으로 들어가 심사를 받게 됩니다.
문제는 밀려드는 불법 이민자들을 국경에서 과연 처리가 가능하겠냐는 겁니다.
당장 추방정책의 효력이 다하면 하루에 만 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국경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텍사스의 브라운스빌, 라레도, 엘파소 등 3개 도시는 이미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앵커]
이민자 정책은 미국에서 예민한 정치적 사안인데요.
바이든 행정부에는 정치적 시험대가 되겠어요?
[기자]
아무에게나 국경 문을 열어준다는 비판이 빗발치며 바이든 행정부도 이민자들에 대한 빗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 장관의 말 들어보시죠.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미 국토안보부 장관 : "분명하게 알립니다. 미국 국경은 개방되지 않았고, 5월 11일 이후에도 개방되지 않을 겁니다. 미국은 (이민의) 합법적인 경로를 구축하고, 이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합당한 결과에 직면할 거라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무작정 국경에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콜롬비아, 과테말라에 이민처리센터를 만들었고, 난민의 경우 미국에 오기 전 다른 국가에 망명 신청을 한 이력이 있어야 미국 입국 신청이 가능하게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1년 반 동안 들어온 이민자들은 3백 만 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사명환/자료조사:서호정
김양순 기자 (ysooni@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이번에도 강제동원 사과·배상 없었다
- ‘직장 내 괴롭힘’ 신고도 못 한다 [작은 일터의 눈물]①
- [잇슈 SNS] 강풍에 도로로 떠밀린 유모차, 간발의 차로 구해 내는 순간
- ‘피식대학’, 웹 예능으로 백상을 거머쥐다 [뉴스를 만나다]
- 우크라 의원, 러시아 관리 주먹 날려…이스탄불 곡물 협상은 ‘먹구름’
- [잇슈 키워드] 금연이라고 했다가…뜨거운 커피 던진 뒤 “잘 치워 봐”
- [잇슈 키워드] 불길로 뛰어든 경찰…80대 노인 업고 13층 내달려 구조
- [잇슈 SNS] 미 대학 185곳 합격? 장학금 132억 제안받은 16살 소년
- 더 빨리, 더 자주 찾아오는 불청객…‘고농도 오존’ 주의
- 봄철 등산 저체온증 주의…“심하면 심정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