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종 라스트댄스-농구부부 동반우승' KGC 통합 챔피언 더 뜻깊은 이유

양정웅 기자 2023. 5. 8.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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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KGC 양희종이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KBL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우승한 후 그물 커팅식을 하고 있다.
역대 최초의 KBL 챔피언결정전 7차전 연장 승부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한 안양 KGC. 이들의 우승이 더 뜻깊은 이유는 선수들의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KG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7차전에서 100-97 승리를 거뒀다. KGC는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패배한 SK를 상대로 1년 만에 복수에 성공했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1위를 유지)과 함께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까지 제패했던 KGC는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승리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이뤘다. 또한 통산 3번째 파이널 우승이자 2020~21시즌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등극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KGC는 반드시 우승해야 할 이유가 있었다. 바로 '원클럽맨' 주장 양희종(39)이 선수로서 뛰는 마지막 챔피언결정전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7~2008시즌부터 KGC에서만 뛴 그는 근성 있는 수비를 보여주며 세 차례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지난 2월 말 은퇴를 선언하며 "다가오는 플레이오프까지 농구선수 '양희종'답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마지막 시즌에서 식스맨으로 팀에 공헌했던 양희종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꾸준히 출전했지만, 5차전에서 오른쪽 어깨 부상을 입으며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양희종은 엔트리에 들어 선수들을 격려했고, 7차전에서는 후배들의 투지에 끝내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KGC 양희종이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KBL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종료 3.4초를 남겨두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사진=KBL 제공
KGC 양희종이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KBL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1차 연장에서 KGC는 막판 오세근(36)의 자유투 2개가 모두 들어가며 종료 3.4초를 남겨두고 100-97로 앞서나갔다. 그러자 KGC는 양희종을 투입했다. 어깨 보호대를 푼 그는 남은 시간을 코트에서 보내며 우승의 순간을 맞이했다. 최정상에서 은퇴를 하게 된 양희종은 다음 시즌부터 코치로 KGC에 남을 예정이다.

양희종처럼 영원히 코트를 떠나는 건 아니지만, 가드 변준형(27) 역시 군 입대(국군체육부대)를 눈앞에 두고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올해 정규리그 53경기에서 평균 14.1득점, 2.7리바운드, 5.0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MVP 투표에서도 김선형(SK)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도 16점을 꽂아넣은 그는 가벼운 마음으로 병역 의무를 시작하게 됐다.

KGC 변준형이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KBL 챔피언결정전 7차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흔치 않은 농구선수 부부인 배병준(33)-고아라(35·아산 우리은행) 예비부부(시즌 후 결혼 예정)도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또 하나의 타이틀을 얻었다. 바로 '부부 통합우승'이다.

WKBL에서만 17시즌을 보낸 고아라는 금호생명(현 부산 BNK), 우리은행, 삼성생명, 하나원큐 등을 거쳤으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소속팀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14연승과 8할 승률(0.833)을 달성했고, 파이널에서도 BNK를 3전 전승으로 이기며 고아라는 생애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배병준(왼쪽)-고아라 부부가 2022~2023 WKBL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우리은행이 우승한 후 트로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이어 지난 시즌 SK에서 이미 우승반지를 낀 배병준 역시 아내에 이어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7차전에서 16득점을 올리며 필요할 때마다 득점을 이뤄냈다. 고아라가 통합우승을 확정했을 때 배병준이 부산 사직체육관까지 찾았고, 이번에는 고아라가 안양실내체육관을 방문해 남편의 우승 순간을 지켜봤다. 고아라는 자신의 SNS에 "안녕하세요, 챔피언 부부입니다"라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외에도 KGC 김상식(55) 감독과 조성민(40) 코치 역시 생애 첫 KBL 우승을 경험했다. KGC의 전신인 SBS 시절 선수로 뛰었던 그는 여러 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거친 뒤 15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에서 정상에 올랐다. 선수 시절 정상급 슈터로 명성을 쌓았음에도 챔피언결정전 경험은 단 한 번이었던(2006~07시즌 KTF) 조 코치 역시 감격의 순간을 맞이했다.

KGC 김상식 감독(왼쪽)과 조성민 코치. /사진=KBL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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