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상 이 작품]'亞초연' 엘프만 첼로 협주곡, 예술성·대중성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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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피아니스트] 한 공연의 성패는 프로그램 선곡부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공연의 백미는 아시아 초연이란 상징을 지닌 대니 앨프만의 첼로 콘체르토(협주곡)이었다.
앨프만의 첼로 콘체르토는 예술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연주 시간이 장장 36분에 이르는 이 거대한 첼로 협주곡이 초연의 일회성에 휘발되지 않은 채 고전의 전당에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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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과 협연
'호두까기 인형' 등 어린이 위한 기획도 돋보여
[조은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피아니스트] 한 공연의 성패는 프로그램 선곡부터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무슨 곡을 어떤 순서로 구성하느냐는 청중을 효과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과 다름없다.
어린이 청중만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악기를 외교관(ambassador)이라 호명하며 전 세계에 첼로가 가진 음색의 깊이를 전파해 온 첼리스트 고티에 카퓌송이 협연자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 공연의 백미는 아시아 초연이란 상징을 지닌 대니 앨프만의 첼로 콘체르토(협주곡)이었다.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팀 버튼과의 협업으로 화려한 입지를 다졌던 앨프만은 최근 콘서트홀로 그 활동 영역을 야심차게 확장하는 중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영화음악의 상업성과 무관할 수 없던 그의 음악 세계가 예술적 완성도를 온전히 성취할 수 있을까. 새로운 첼로 레퍼토리 발굴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온 고티에 카퓌송은 2022년 신작으로 앨프만에게 콘체르토를 위촉했다. 파리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첫선을 보인 이후, 이번 국립심포니와의 협연은 아시아 청중을 최초로 만나는 뜻깊은 무대였다.
명상적인 3악장에선 오케스트라와 독주 악기 사이 두 음향체의 대비가 제대로 성립되지 않은 듯, 낮은 음역의 첼로 솔로가 종종 오케스트라 총주에 먹혀들었다. 앞으로 무대의 임상경험을 거듭하며 개선되어야 하겠는데, 작곡가가 살아있는 작품의 장점은 이럴 때 발휘될 만하다. 4악장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융해시킨 용광로와 같았다. 누군가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았다 호평할 것이었고, 누군가는 잡탕과 다름없다 혹평할 것이었다. 연주 시간이 장장 36분에 이르는 이 거대한 첼로 협주곡이 초연의 일회성에 휘발되지 않은 채 고전의 전당에 오래도록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대 위 풍부한 임상경험과 청중의 꾸준한 관심이 무엇보다 절실할 것이다. 5월 4일, 국립심포니의 공연은 어린이 청중과 아시아 초연을 동시에 아울렀던 기획력이 돋보였다. 부단히 진화하길 바란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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