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방한, 韓중기 업계 對일본 수출 기대감 키운다

김영환 2023. 5. 8.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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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기시다 후미오 日총리, 한일 정상회담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 속 경제교류 관건
韓중기, 日수출서 상대적으로 비중 높아
관광·콘텐츠·소비재 등에서 긍정적 영향 기대
소부장 부문에서는 “한일 협력 필요” 조언

[이데일리 김영환 김경은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중소기업계도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일관계 해빙 무드가 뚜렷한 만큼 일본 시장을 노리는 중소기업에서는 호재를 누릴 수 있을지 기대하는 모양새다.

韓중기, 대(對)일본 수출 탄력받나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지난 3월16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개최됐던 정상회담의 후속격으로 경색 일변도의 양국 관계가 회복되는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계에서는 후속 교류도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미 일본은 첨단 반도체 소재인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의 수출규제를 해제했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 복귀시켰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일본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시장 중 하나로 특히 중소기업이 힘을 내고 있는 시장이다. 지난해 대(對)일본 수출 약 306억3000만달러 가운데 중소기업이 109억 1000만 달러를 차지하면서 35.7%의 비중을 보였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7.6%인 점을 감안하면 일본시장에서 K중소기업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의 일본 수출은 또 품목다변화를 이뤘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군은 석유제품으로 8.8% 비중을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이 일본에 가장 많이 판매하는 제품 역시 석유제품이지만 16.8%로 중소기업 대비 2배 이상 쏠려있다. 중소기업들은 뒤를 이어 비누 치약 및 화장품(4.9%), 농약 및 의약품(3.9%), 자동차부품(3.0%), 플라스틱 제품(2.8%) 등을 골고루 팔았다.

그간 한일관계 경색으로 막혀 있던 양국 교류가 활발해지면 국내 관광 산업 활성화와 대일본 콘텐츠 수출이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인 관광객 증가로 내수시장 회복에 따라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틔일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 5조20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조3000억원, 취업유발효과 2만9000명이 기대된다.

아울러 역동성이 장점인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도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기업의 지속성 측면에서는 탁월한 모습이지만, 스타트업은 다소 부진한 편이다.

이홍배 동의대 무역학과 교수는 “국내 중소기업은 품질과 기술력이 높지만 일본 시장을 뚫지 못하는 경우 많아 정부가 나서야 한다”라며 “일본 정부, 기업은 스타트업 쪽에 관심이 많고 벤처 자금도 풍부하다. 그걸 우리 벤처·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게끔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도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를 마련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내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류 콘서트 ‘케이콘(KCON)’과 연계한 수출 상담회 및 판촉전을 기획하고 있다. 최원영 중기부 글로벌성장정책관은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수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수출 바이어 매칭이나 컨소시엄 활동 등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소부장 경쟁력? “한일 협력으로 윈윈해야”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반사이익을 얻었던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분야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 2019년 7월 일본이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을 제한하면서 한국 중소·중견기업이 개발에 나서 시장을 키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미칠 여파를 면밀히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자료=현대경제연구원)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수입망을 다변화에 어느 정도 성공했기 때문에 여파는 낮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010년 대비 2021년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일본 의존도는 48.1%에서 35.2%로 낮아졌고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도 31.9%에서 25.0%로 6.9%포인트 하락했다.

이 교수는 “소부장 분야는 오히려 날개를 달 것이다. 지난 3년간 정부가 국산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했고 대·중견·중소기업이 개발에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한계가 있었다”라며 “이번 한일 관계 개선으로 공동 기획·생산하고 판로를 함께 개척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일본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동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은 “대일본 수출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좀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한일 중소기업 간 협력을 늘리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한일 중소기업이 손잡고 제3국에 진출하는 방식은 서로 윈윈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환 (kyh1030@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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