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프다' 기시다 첫 표명…"한일 여론 감안한 절충안"

<앵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해 남긴 기시다 총리의 말은, 우리나라와 일본의 여론을 모두 의식한 절충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는 이보다 진전된 발언은 나오기 어렵다는 반응도 제기됐습니다. 

도쿄에서 박상진 특파원입니다.

<기자>

기시다 총리는 어제(7일)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 계승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하면서, 많은 분들이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일본 총리 : 그 당시 괴로움을 당하신 분들에 대해 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입니다.]

개인 입장을 전제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에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과 일본 여론 모두를 의식해 나름의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보수 여론은 한일관계 파탄의 책임이 한국에 있기 때문에 일본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 한국을 방문해 기존 입장만을 되풀이한다면, 기시다 총리 자신은 물론 한국 정부에게도 부담이 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한 말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한 말이냐는 질문에 명확히 답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개석상에서 개인적인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입니다.

기시다 총리는 역사인식의 계승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고하게 말하면서도, 한국 측이 요구해 온 사죄와 반성이라는 표현은 여전히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일본에선 앞으로도 이 이상의 진전된 발언은 나오기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박상진 기자njin@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