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프리즘]'탓탓탓' 민주당의 자업자득
그는 특히 돈봉투 사건을 ‘검찰의 기획 수사’라고 비판하고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지 말고 자신을 구속시켜 달라’고 했는데 죄가 없다면서 왜 구속시켜달라고 하는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하고 있다. 심지어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전당 대회 돈봉투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공안 1부가 이번 수사를 맡아야 한다며 수사주체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등 도를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파장은 결코 간단치 않다. 윤관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이 자진 탈당 형태로 물러났지만 여론에 떠밀린 탈당처럼 보인다. ‘꼬리 자르기’ 라는 시도로도 비쳐진다.
당연히 민주당을 향한 여론은 악화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2~4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유선포함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신뢰수준±3.1%P 응답률9.2%)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32%로 오차범위 내 차이지만 국민의힘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1주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3%포인트 올라갔고 더불어민주당은 5%포인트 내려 앉았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인 태영호 의원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관련된 녹취록 파문을 비롯, 잇따른 악재에도 대통령 해외 순방 효과를 등에 업고 지지율이 상승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서울 지역에서 국민의힘보다 10%포인트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인천경기 지역은 대체로 민주당 강세 결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조사에선 양당의 지지율에 거의 차이가 없다. 수도권에서 고전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더 심각한 건 선거 구도에 대한 여론과 당 지지율이 배치된다는 점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내년 총선 구도와 관련,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이 조사에서 ‘정권안정론’인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37%로 나타났다. 반대로 ‘정권심판론’인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49%로 나왔다. ‘정권심판론’이 ‘정권안정론’보다 12%포인트나 더 높은 셈이다. 지금 선거 구도는 분명 야당 쪽에 더 유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32%로 정권심판론 여론보다 15%포인트나 낮은 이유는 뭘까.
돈 봉투 사건에 따른 지지율 블랙홀 현상이다. 민주당은 돈봉투 사건 이후 소극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쇄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분출됐지만 방어적 태세에 급급했다. 이는 지지층의 이반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40대 지지율은 이번 갤럽조사에서 36%로 직전 조사에 비해 22%포인트나 떨어졌다.40대는 호남, 화이트칼라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이다. 돈 봉투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사무직 화이트칼라층에서 먼저 이탈이 있어났고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40대가 요동치고 있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의혹이지만 청년 정치를 표방해왔던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 논란’도 지지율에 미칠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다. 돈 봉투 관련 기자들의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김현아는요, 박순자는요, 태영호는요’라는 물타기식 답변 태도는 지지율 블랙홀 현상을 더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송길호 (kh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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