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IRA 보조금 싹쓸이해도 22개 중 17개 'K-배터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 초안이 발표되면서 1차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이 확정됐다. 보조금 지정 여부에 따라 완성차업계 희비가 엇갈렸지만, 배터리업계에서는 한국이 일본·중국 등 경쟁국을 압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추가 보조금 대상 차량 중 상당수가 한국 배터리를 채택할 예정이어서 K배터리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7일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최근 확정된 1차 보조금 지급 전기차는 총 22개 모델이다. 순수전기차(EV)가 주를 이루고 일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포함됐다. 부품·광물 모두 IRA 요건을 충족시킨 14개 차종에는 7000달러(약 930만원)가, 둘 중 한 가지 요건만 만족한 8개 차종에는 3750달러(약 500만원)가 각각 지원된다. 1차 보조금 대상의 77.3%인 17개 차종에 K배터리가 탑재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돋보였다. 보조금 대상의 절반인 11개 차종에 배터리를 납품한다. 보조금 전액 대상은 8종, 3750달러 지급 대상은 3종이었다. 이어 삼성SDI와 일본 파나소닉이 4개 차종으로 동률을 이뤘다. 삼성SDI는 북미 생산 거점을 아직 마련하지 못해 4개 차종 모두가 IRA 요건의 절반만 충족했지만, 단일 브랜드(테슬라) 거래 체계인 파나소닉보다 다양한 브랜드와 거래 관계를 구축했다. SK온은 포드 F-150 라이트닝 2개 모델(익스텐드·스탠다드)의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업계는 국내 기업의 배터리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점차 강화되는 IR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전기차·배터리 및 주요 소재의 북미 생산이 필수적이다. 이번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한국·일본·유럽에 뿌리를 둔 회사들의 북미 전기차 생산시설 확충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현지에 배터리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는 한국기업으로부터 공급받게 된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고 SK온과 북미 배터리 JV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조만간 추가 이사회를 열고 LG에너지솔루션과의 JV도 안건도 다룬다. 신규 JV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인근에 자리한다. 파나소닉 의존이 컸던 토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 회사들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북미 공략을 준비한다.
유럽도 다르지 않다. 폭스바겐은 북미 전기차 생산 개시에 발맞춰 SK온 조지아공장에서 조달한다. 추가 수요분을 위해 국내 기업과의 JV 설립을 논의 중이라 알려진다. 유럽에 뿌리를 둔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다. 스텔란티스는 IRA 발효로 배터리공장 1개소를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실현되면 국내 기업의 수주가 유력하다.
BMW그룹은 그룹 역사상 최대규모인 1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스파턴버그(Spartanburg) 공장의 전동화 전환과 배터리 생산시설 확충에 투입한다. 미국의 중국 전기차·배터리 견제가 심화하고 있고 원통형 수요를 키우는 상황이라 오랜 밀월 관계인 삼성SDI와 원통형 분야의 또 다른 강자인 LG에너지솔루션과 해법을 모색한다고 전해진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북미 전동화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 "시장이 커질수록 배터리 공급사의 수익성도 확대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1차 보조금을 북미 브랜드가 독식하면서 초기 시장 패권 만큼은 뺏기지 않으려는 아시아·유럽 완성차 회사의 북미 전동화 생산 계획이 앞당겨졌다"면서 "1차 대상 전기차뿐 아니라 추가 대상 전기차 상당수가 K배터리 탑재를 확정했거나 유력 검토 중이어서 북미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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